[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交響詩篇エウレカセブン)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交響詩篇エウレカセブン)은 4쿨, 총 50편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05년에 출시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분량의 압박으로 '굳이 이걸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어쩌다 보니 최종화까지 순식간에 보게 되었네요. 감상을 하고 나니 생각보다 상당히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간단하게 이 애니에이션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애니메이션의 주요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交響詩篇エウレカセブン
1. 외관적인 면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라면 역시 로봇이 서핑보드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수려한 디자인의 로봇들이 서핑보드를 타고 하늘에서 곡예를 부리는 모습은 스폰서에 반다이가 있다는 사실과 합쳐지면서 '역시'라는 말을 나오게 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가니 역시나 멀쩡한 기체를 스펙 업 시킨다거나 새롭게 각성한다는 명분 하에 뜯어고쳐서 새로운 프라모델 판매의 가능성-_-을 열어주는 모습이 꽤 자주 보였습니다. 사실 반다이라는 이름이 보여서 이렇게 비뚤어진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각 로봇의 기체 디자인은 확실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들의 화려한 립(파도를 타는) 모습과 전투 장면 역시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모습이 보입니다.
작화의 경우 중후반부에 가끔 눈에 거슬릴 정도로 붕괴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이 정도면 상당한 수준의 작화를 유지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캐릭터의 원화 디자인은 글쎄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여주인공인 에우레카의 모습은 논란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카브 코랄과 융합될 뻔했을 때 생긴 흉터가 얼굴이나 몸 곳곳에 남았을 때는 '몇 화 지나다 보면 성형-_- 해 주겠지' 하고 있었는데, 그게 최종화까지 그대로 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중간에는 흉터에서 업그레이드되어 초록색 젤리 형태까지 만들어지는군요. 마지막에는 따듯한 나비(?) 날개까지 갖추게 되는 여주인공을 보면서 '아 저게 맞기는 맞는데… 분명 저렇게 되는 게 자연스럽고 감동적인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만화는 여주인공을 대접하는 태도가 글러먹었어! 아니 머리도 불성실하게 깎아놓고 저게 뭐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참, 뭐랄까 제작진의 저런 용기 있는 진행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2. 스토리 전개면 ~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초반부(1~13화)는 전형적인 성장만화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우레카에게 첫눈에 반해서 월광 스테이트에 따라오게 된 랜턴 서스톤은 차츰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 사고의 폭을 넓혀가고, LFO의 조종을 시작하며 '역시나 주인공!'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빠른 실력 성장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에우레카와도 점점 가까워지게 되죠. 월광 스테이트의 정식 멤버로 인정도 받게 되고요.
하지만 2기 오프닝(14~26화)이 시작되면서, 우리의 잘난 주인공이라면 꼭 맞이하게 되는 시련이 등장합니다. 여기서의 시련이 그전까지 나타났던 외부의 위협에서 생겨나는 시련과 구별되는 이유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성장에 관련되어 있는 심리적인 문제가 그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뭐, 성장만화라면 중반부쯤에 보이는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 부자연스러운 점은 항상 성장만화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목표를 방해하면서 그의 성장을 도와주는 악역'과 가까운 역할을 맡은 것이 월광 스테이트의 리더이자 랜턴이 존경하던 홀랜드라는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일반적인 '멋있는' 악역이 보여주는 모습과 달리 랜턴에게 더러운 성격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출하며 상당히 치졸한 여러 가지 견제를 이어갑니다. 이는 홀랜드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비중과 카리스마에 비추어보아도, 그리고 주인공의 경쟁자이자 선도자로서 존재하는 그의 위치로 보아도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는 그 후의 스토리 전개와 연계하기 위한 포석이 됩니다. 이외에도 이야기의 커다란 줄거리를 위한 여러 인물들 간의 관계가 가장 많이 심화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그전까지 그다지 발전이 없었던 랜턴과 에우레카의 관계가 상당히 진전되면서 나타나는 에우레카의 변화도 주목할만합니다. 그전까지 수동적이고 감정의 표현이 절제되어 있던 에우레카가 이 기간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그전까지 홀랜드에게 의지해왔던 그는 이제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심리적으로 혼란을 겪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그것을 극복해 냅니다. 이와 같은 그의 성장 과정은 랜턴과의 관계에서 심화되고, 이는 기존에 랜턴에게 친밀감을 보이는 정도였던 에우레카가 점점 랜턴에게 마음을 열어놓게 되는 상황으로 발전하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3기 오프닝(27~39화)에서는 주인공의 내적 성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주위의 갈등이 해결되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제시되어 오던 이야기 줄거리가 본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랜턴을 양자로서 받아들인 찰즈, 레이와의 전투, 그리고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랜턴은 에우레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심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에우레카 역시 지속적으로 그의 자아를 성장시켜 옵니다. 랜턴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를 홀랜드와 같이 '의지할 대상'이나 에우레카의 아이들과 같은 '보살펴주는 자'또는 '속죄의 대상', 다른 멤버들과 같은 '동료애'정도가 아닌 '같이 나아갈 사람'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양자 간 관계의 틀이 개괄적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스카브 코랄에 집어넣어도 무리가 없을껍니다 앞으로의 줄거리 모습이 대충 완성되었다는 이야기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그 후 콜라리언의 비밀과, 홀랜드가 그동안 짊어지고 왔던 짐인 콜라리언인 에우레카와의 관계가 밝혀집니다. 랜턴의 아버지이자 세간에서 영웅으로 불리는 애드록 서스톤이 주장했던 가설인 스카브 코랄(행성의 대지)의 지성체설에 대한 설명과, 그에 충격이 가해짐으로써 발생하는 개체 콜라리언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게 되고, 애니메이션 내의 세계관에 대한 큰 설명이 등장합니다. 또한 애니메이션 내의 대마왕역 악역을 맡은 듀이 노바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여 군 내부를 장악하고 민중을 선동하여 권력을 장악하는 데 성공합니다. 물론 그가 어째서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나타나게 됩니다. 그는 스카브 코랄의 중추를 파괴하여 그를 죽이고 인간만의 지구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시작합니다. 중추를 찾기 위한 작업으로 지속적으로 스카브 코랄에 충격을 주어가며 개체 콜라리언을 발생시키면서 목적을 서서히 이루어가죠.
4기 오프닝(40~50화)에서는 이와 같이 풀어놓은 실타래들을 그동안 성장해 온 랜턴과 에우레카가 해결하는 것으로 완결됩니다. 그 외에도 홀랜드의 고군분투, 1화부터 등장해 오던 이즈모함의 함장님 유르겐스 씨의 합류(지속적인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얼굴을 비추는 질긴 캐릭터에서 중후한 분위기의 중년 이미지로 급 전향 -_-), 정보사관 출신이자 듀이의 심복 중 하나였던 도미니크의 전향과 The End 파일럿이자 인공 콜라리언인 아네모네(개인적으로 주인공인 에우레카보다 캐릭터 자체는 더욱 큰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외관이 예쁘고…… -_-;) 와의 사랑 등 많은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나오며 최종화를 향해 달려갑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듀이는 스카브 코랄의 중핵을 파괴하고자 했고, 스카브 코랄은 그전에 인류를 자신과 융합시켜버리려 했으나 랜턴과 에우레카에 의해 생각을 고치고 듀이의 공격을 막아주기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The End와 니르밧슈의 전투가 일어나는 사이에 듀이는 스카브 코랄의 중심인 사령 클러스터를 파괴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과정에서 파손된 니르밧슈에 듀이는 공격을 강행하고, 월광호와 홀랜드는 그를 막고 듀이를 저지합니다. 하지만 듀이는 예전에 자신이 사령 클러스터를 파괴하면 새로이 형성될 사령 클러스터에 에우레카 또는 아네모네가 들어갈 것을 예상하고 거기다가 자기 파괴 프로그램을 이식, 자신의 죽음과 동시에 그것이 발동되도록 설치를 해 두었습니다. 그렇지만 랜턴과 에우레카의 사랑의 힘 -_-으로 에우레카는 사령 클러스터가 되지 않고, 니르밧슈의 각성으로 인해 스카브 코랄은 세계의 한계(모든 지성체의 붕괴)를 피하며 인간과 콜라리언 양자의 공존을 위해 절반은 다른 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써보았는데, 짧지는 않군요 -_-;;
3. 주제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주제는 '인간과 콜라리언의 공존'입니다(에우레카와 랜턴의 사랑이야기가 주제라고 하셔도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만). 애니메이션 내에서는 스카브 코랄이라는 존재가 지구에 나타났는데, 그것은 다른 개체와의 대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것은 이를 위한 수단으로 융합 이외의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상당히 과격한 대화방법인 듯……) 생명체와의 융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면서 크기를 키워나갑니다. 결국 공포에 질린 인간들은 지구를 떠나고, 다른 모든 생명체는 스카브 코랄과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스카브 코랄은 대화할 상대가 없어 외로워합니다(이 무슨…… -_-;;;). 수천 년 후 인간들이 스카브 코랄에 덮인 지구를 다시 찾아오고, 스카브 코랄은 이번에는 전과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다른 방식의 대화방법을 생각해 내어 인간과의 공존 가능성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게 콜라리언에서 태어난 에우레카입니다. 뭐 에우레카를 통한 대화방법이야 위에서 쭉 설명해 내려온 대로이니 이에 대해서 더 쓸 필요는 없겠지요.
여기서 나오는 단일지성체에 관한 이야기는 SF에서 상당히 많이 애용되는 단골 소재입니다. 우리나라 20대 남자라면 상당수가 알고 있을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오는 저그가 바로 이에 해당되는 종족이죠. 게임 내에서 저그의 최고 지성체로 모든 종족을 움직이는 오버마인드(Overmind)가 단일지성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타 종족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모습도 비슷하군요. 물론 양자의 흡수 목적(?)이 다르기는 하지만요. 이외에도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나오는 인류보완계획에 따른 서드 임팩트(Third Impact)도 결국 인간 전체를 단일지성체로 만드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약간 형태는 다르지만 레인(Serial Experiment Lain)에서도 사이버 공간인 와이어드(wierd) 통한 인간 무의식의 결합을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에서 중간에 보이는 인간과 스카브 코랄과의 융합도 이와 같은 형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두 개체의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은 완전한 융합(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으로밖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만, 우리의 소년만화 에우레카 세븐에서 그런 결말을 보여주는 것은 외형상으로는 심히 슬픈 결말이기에 -_- 차마 거기까지는 가지 못한 듯싶습니다. 이와 같은 단일지성체 논의는 SF의 거장인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의 소설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일지성체로의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으로 인류 역시 단일지성체로서의 진화가 가능하게 되는 소설 '유년기의 끝'에서 이와 같은 주제가 나옵니다(참고로 오버마인드와 오버로드라는 명칭도 여기서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단일지성체 이야기의 진의는 무엇일까요? 단일지성체가 등장하는 모든 배경에는 항상 다른 개체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이 등장합니다.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에서는 스카브 코랄과 인간 간의 갈등이 펼쳐지고 유년기의 끝에서는 인간 사이의 갈등(냉전)이 심각하게 부각됩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오버마인드가 젤-나가에 의해 창조된 이유도 그전 프로토스의 창조 실험에서 개인 간의 갈등에 의한 실험 실패가 이유였고, 에반게리온에서도 AT필드로 나타나는 타인 간의 관계에 의한 갈등이 서드 임팩트를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합니다. 레인에서는 레인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좀 더 부각되지만 이는 결국 타인과의 관계에서 정립되는 면에서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 놓을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결국 모든 단일지성체 논의가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단일지성체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인 개체 사이의 갈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초반에 랜턴이 가지게 되는 살인(전쟁)에 대한 회의감, 그리고 결국 그 살인행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도 표출됩니다. 결국 '싸우고 싶지는 않은데 내가 싸우지 않으면 이쪽이 피해를 입으니 싸울 수밖에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랜턴은, 커뮤니케이션이 불완전한 것을 알면서도 그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대화를 추구하는 스카브 코랄과 같은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전쟁은 외교의 연장이라는 말대로, 결국 이와 같은 갈등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볼 수 있으니까요. 결국 애니메이션 감독은 다지성체 간에는 갈등과 같은 부정적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듯합니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전쟁은 어쩔 수 없는 거야. 우리가 단일지성체가 될 수는 없잖아? 싸움은 피하고는 싶지만 피할 수 없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물론 소년만화-_-의 특성상 싸움 없는 엔딩은 관객에게 팔리지도 않을 테고…… 프라모델을 팔기도 힘들겠지요. 어쨌든, 그런 사실을 떠나서 감독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우리 모두가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자 노력하자'를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뭐랄까 상당히 뜬구름 잡는 소리 같기도 하고, 지극히 이상적인 말이라 조금 허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향시편 에우레카의 세븐의 결말을 보면 이와 같은 방법이 다지성체의 존재를 유지하며 세계의 붕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에우레카와 랜턴의 사랑으로 표시되는 그것입니다 =_= 개인적으로는 건담 시드의 울부짖으며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다 결국 해탈의 경지에 올라가 이제는 무심히 다 부숴버리는 모 주인공 캐릭터보다는 훨씬 인간다운 결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뭐, 솔직히 감독에게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그 문제를 '네가 해결해 봐'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리한 일인 듯합니다. 실제로도 법률 또는 물리력 등의 제재수단이 없을 경우 인간 사이의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개개인에게 '사이좋게 지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지나치게 이상적인 결론이지만, 동시에 그 말밖에 할 수 없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결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4. 총평
깔끔한 작화 수준과 매력적인 캐릭터·메카 디자인이 돋보이고,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OST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복잡한 세계관을 4쿨이라는 긴 시간을 이용하여 깔끔하게 풀어냈고,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 간의 관계를 깔끔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세계관 또는 배경을 가진 애니메이션은 흔히 지나치게 깔아 둔 복선과 복잡한 인물관계로 인해 후반에 졸속으로 그를 설명하거나 해결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 작품은 그런 실수를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심 주제나 그 결론이 약간 진부한 면이 있습니다만, 진부한 이야기를 참신하게 풀어나가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은 상당한 수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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