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딩 도전기 그 두번째!
너무나 한가했던 주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엄청 더웠고요. 이 한가하고 더운 주말에 에어컨이 없는 집 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니 갑자기 할 일이 하나도 없어져 버리더라고요 -_-;; 게임도 왠지 안 끌리고…… FM을 시작해 봤는데, 아직은 크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더라고요. 하릴없이 주말에 집 안에서 무료하게 앉아있자니 너무 심심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리쥬님께서 새로 주신 푸딩 제조법을 따라 새로 푸딩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 오기로 했습니다. 친구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저에게 도대체 왜 잘 먹지도 않는 푸딩을 만드는 것에 그렇게 열을 올리냐고 하더라고요. 사실 푸딩같이 끔찍하게 달달한 음식을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눈 앞에 있으면 잘 먹기는 합니다 ㅋㅋ) 하지만 저번에 시도했던 푸딩……에 나름 큰 상처를 받아버렸기 때문에 이제 푸딩 만들기를 포기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최근 시도했던 요리 중 저런 은근한 악평을 받았던 건 없었기 때문이죠. 아마 새내기 때 동기들과 기엠티가서 시도했다 엄청난 구박을 받았던 김치찌개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_-;;;
어쨌든, 마트에 가서 옥수수전분, 바닐라 향료, 우유 등의 재료를 샀습니다. 바닐라향을 찾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던 것과 아무 생각 없이 산 우유가 저지방 우유-_-여서 다시 우유를 사 온 것을 제외하면 큰 사건은 없었죠. 푸딩 만들기에 성공한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푸딩을 망쳤을 때를 대비해서 슬쩍 딸기시럽도 하나 사 왔습니다, 사실…… 다행히 쓸 일은 없었지만 말이죠 ㅋㅋ
이렇게 재료를 준비해서 첫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우유를 덥힌 후 옥수수전분, 설탕, 소금을 집어넣어 잘 저어준 후 추가로 우유를 살짝 더 붓고 계속 가열했습니다. 강한 불로 팔팔 끓이는 것이 아니라 약한 불로 서서히 가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은근히 귀찮더라고요. 그래도 좋았던 점은 강한 불이 아니라 뜨겁지 않다는 것과, 향긋한 우유냄새가 강하게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유냄새를 매우 좋아하거든요 ㅋ
그렇게 한참을 젓다 보니 정말 스프처럼 굳어지기 시작하더군요. 계속 바닥에 눌어붙으려는 걸 막기 위해 열심히 저어가며 계속 불 위에 올려놨습니다. 대략 3~40분 정도 저었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저은 후 끈적끈적하게 된 푸딩(이라기에는 너무 수프 같은 상태;;;)에 바닐라향을 섞어준 뒤 그것을 컵에 옮겨 냉장고에 집어넣고 식힌 후, 시식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단맛을 내는 게 설탕이어서 맛이 따로 놀까 걱정을 했었는데, 의외로 우유의 고소한 맛과 깔끔하게 어울려서 제일 만족스러웠습니다. 설탕 맛이 노골적으로 나는 음식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대표적으로 인스턴트커피 -_-^^^) 이건 그렇지 않아 너무 좋더라고요. 종전에 만들었던 푸딩은 연유로 단맛을 냈기 때문에 비율을 잘못 맞추면 너무 느끼했는데 이건 그래도 깔끔한 맛이 납니다. 그리고 바닐라 향기와 우유 향도 서로 잘 어울려서 좋았습니다. 하긴 그러니까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있는 것이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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