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우리집의 여우신령님 (我が家のお稲荷さま。)


  이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_-;; 저번 분기에 나온 작품 영상과 소개를 몇 개 보았을 때, 그냥 이상하게 마음이 끌려서 보게 된 경우거든요. 따라서 무엇을 기대하고 본 작품이 아니라 그냥 마음 편하게 머리를 비우고 보았습니다. 작품의 내용도 이러한 저의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았고요.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애니메이션의 주요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주의해 주세요. 


我が家のお稲荷さま。


1. 줄거리

  타카가미 미야코는 무녀 집안인 미즈치 가의 사제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낳은 두 아들인 타카가미 노보루, 토오루는 그 가문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강한 영력을 지니고 있어서 요괴들의 노림을 받게 되죠. 그래서 이들을 지켜주기 위해 미즈치 가문에서는 옛날 심한 장난으로 봉인을 당했었던 가문의 수호신인 여우 요괴 천호 쿠우겐과, 가문의 수호녀인 코우를 저 형제의 집으로 보내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살며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일어나고 마무리되는 것이 애니메이션의 주 내용입니다.


2. 구성

  딱히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작중 등장인물이 난잡할 정도로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작품 내에 주요 줄거리라고 부를 만한 내용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옴니버스적인 구성 형태와 비슷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각 이야기마다 그 진행에 필요한 인물을 등장시켰다고 보는 쪽이 맞을 것입니다. 한 화 한 화가 전부 새로운 이야기와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예를 들어 제일 처음 쿠우겐이 타카가미 형제가 사는 마을에 와서 갈등을 빚게 되는 토지신 에비스는, 그 갈등이 해결된 뒤로 다시는 줄거리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주요 소재가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과정에서 그를 돕기 위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있었지만요. 이와 같은 경우, 소규모의 새로운 이야기들마다 기존의 메인 캐릭터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많았던 것은 큰 흠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최종화 부근에서 나온 교쿠요의 이야기는 상당히 눈에 거슬리더라고요. 믈론 중간에 도깨비 에피소드에서 잠시 얼굴을 비치며 사건의 흑막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오프닝 화면에도 등장하며, 인물의 내면 묘사가 상대적으로 꽤 자세했다는 점에서 최종화 즈음에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엔 그 비중이 너무 컸던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타카가미 형제를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다 갑자기 별 이유도 없이 태도가 홱 바뀌는 건 아주 부자연스럽더라고요;;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면, 쿠우가 형제들과의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을 보고 자신이 깨달은 바가 있어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전부터 그들의 그런 생활을 보지 못했던 것도 아니고;;; 의식을 하고 보니 그제야 보였다고 구차하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ㅋ 어쨌든 상당히 높은 비중을 실어준 교쿠요의 급작스러운 줄거리 전개와 그 마무리는 이 작품에서 제일 눈에 거슬리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3. 매력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주요 등장인물들의 개성일 것입니다. 다소 소시민적이기도 하지만 가정적이고 책임감이 있으며 때로는 결단력을 보여주는 노보루,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을 지니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알며 타인의 감정을 꿰뚫어 보고 그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토오루, 저러한 두 형제를 보호하며 이 생활을 즐기고 있는 다소 엉뚱하면서 명랑한 쿠우겐, 역시 형제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어리숙하고 순진하며 덤벙거리는 성격을 지닌 코우, 노보루를 좋아하지만 매번 그것을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덤벙대기만 하는 사쿠라 등은 그들이 맞이하는 다양한 상황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방식으로 돌파해 나가죠. 캐릭터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마무리

  이 작품은 딱히 눈에 띄는 특이한 줄거리나 표현 방식을 지닌 작품은 분명 아닙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그냥 그동안 보였던 평범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연출 방법을 답습한 애니메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평범한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죠. 평범하다는 것은 딱히 눈에 띄는 특이함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지, 몰개성적이거나 수준이 낮다는 말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실제로 '평범'하기란 특별하기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고요 ㅋ 이 작품 역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설정과 이야기를 통해 그 고유의 매력을 발산해 주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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