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슬레이어즈 레볼루션 (Slayers REVOLUTION)
슬레이어즈 시리즈가 처음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95년입니다. 이후 NEXT와 TRY로 이어지는 TV 애니메이션이 계속해서 방영되었으며, 이후 각종 OVA가 제작되었습니다. 이외로 비슷한 세계관을 응용한 SF 작품인 로스트 유니버스도 있습니다. 슬레이어즈를 크게 좋아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 '마법소녀 리나'라는 이름으로 TV에서 방영될 때 꽤 재미있게 보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이 작품의 엄청난 팬이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서 저도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에 TRY이후로 나온 TV 애니메이션인 이 슬레이어즈 레볼루션이 나온 것이 엄청나게 반가웠습니다.
※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애니메이션의 주요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주의해 주세요.
スレイヤーズREVOLUTION
1. 그리운 분위기
처음 오프닝 화면을 보았을 때 제일 먼저 든 느낌은, '반가움'이었습니다. 물론 과거처럼 완벽한 2D 애니메이션은 아니었지만, 그때의 분위기와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화면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거든요. (지금 예전처럼 만든다면 제작비 문제가 걸렸겠죠 -_-;) 그림체도 예전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예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은근한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OVA가 나올 때도 나타났던 문제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의 한계도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미세한 차이보다 기본적으로 과거의 작품들과 동일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더욱 많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여전한 슬레이어즈의 개그 스타일도 좋았습니다. 가우리의 백치 개그나 중요한 부분에서 심각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가벼운 개그, 그리고 그 개그 속에 들어있는 인간에 대한 믿음 등은 슬레이어즈의 여전한 매력이었습니다. 1화에서 해적을 소탕하는 리나 일행 역시 재미있었고요. 이제는 산적이 없어졌나 봅니다. 해적까지 그 영업대상(?)을 확대한 것을 보면요 ㅋ 제르가디스나 아멜리아 역시 여전했고, 제로스의 '비밀입니다'도 반가웠습니다. 사실 처음 슬레이어즈를 접한 것은 SBS의 더빙판이었는데, 그때의 더빙이 정말로 잘 되었기 때문에 일본어 원판을 본다고 해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이러한 감정이 더욱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 기존 팬만을 위한 서비스
하지만 총 13화로 끝난 이 작품은, 아무래도 기존 팬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일단 독립된 작품으로 보기에는 세계관은 둘째 치고, 작품 중에 나오는 설정조차 전혀 설명이 없었거든요. 슬레이어즈를 봐 왔던 분이 아니라면 가우리가 빛의 검을 잃어버린 이유를 알 수 없고, 레조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제로스가 도대체 왜 나오고 자나파는 또 무엇인지도 알 수 없을 테니까요. 물론 이를 다 무시하고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줄거리 전체의 유기적인 이해에는 분명 큰 방해가 됩니다. 결국 이 작품은 슬레이어즈의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는, 기존의 팬을 위한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이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 TV판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 13년이 지난 지금 또 슬레이어즈를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저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우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이 즐거움을 더 많은 분들과 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것을 충족하기에는 좀 모자라기 때문에 아쉬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오는 레볼루션을 위해 13년 전의 슬레이어즈를 찾아볼 분은 거의 없을 테니 말이죠 ㅋ 그냥 기존에 나오던 OVA판의 확대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만, 그 크기가 커지면 그만큼 바라는 게 조금 더 생기기도 하잖아요 ㅎ
3. 결론
그래서 결론은…… 에잇 그냥 새로운 팬 안 생겨도 좋으니까 이대로 계속 나와주기만이라도 하면 좋겠네요 ㅠㅠ 너무 반갑거든요. 요즘 다른 재미있는 애니메이션도 많이 나오지만, 슬레이어즈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잊는 것은 너무 아쉽거든요. 원작인 소설은 완결되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처럼, 앞으로도 리나 인버스와 가우리 가브리에프의 모험을 애니메이션으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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