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lined Slipper Review


  안녕하세요. 매번 그래왔듯이 이번 환절기도 깔끔하게 넘기지 못하고 결국 퍼져버린 블로그 주인입니다.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방 안에서 뒹굴뒹굴하다가 결국 잉여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글을 하나 쓰게 되었네요. 읽는 분들께 소소한 웃음을 드릴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근접촬영
  오늘은 2주 전에 구입했던 three-lined slipper에 대한 리뷰를 쓸까 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school zone 안의 stationery에서만 구입 가능하던 이 명품은, 국민 소득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대중에 보급되어 이제는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popular item으로 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지요. 

상품 이미지

  검은색 슬리퍼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둘러쳐져 있는 저 순백색의 세 줄이야말로 이것이 다른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된 명품인, 완벽한 three-lined slipper임을 공언하여 주는 symbol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personality와 newness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는 three-lined slipper 특유의 디자인은 제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소비자들은 명품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지요.
  이 같은 소비자들의 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three-lined slipper의 제조사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제게 그 노력의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운 좋게도 닿게 되었네요.


1. 제품외관

전체 외관
  제품의 전체 외관은 three-lined slipper의 정석을 따르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과 같은 PE재질로 특유의 매력적인 질감이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단, 기존의 검정 일변도의 색과는 차별화된, sky-blue 계열의 색을 채용하여 제품 전체적으로 bright하고 sporty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앞면
  앞면은 살짝 굽어있어, 성의 없이 제조되는 flat style의 타사 제품과 비교하여 walking 시 더욱 안정적인 waterproof, dustproof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은 것에도 고객의 만족을 신경 쓰는 명품의 정신이 엿보입니다.

발 안쪽
  발바닥 안쪽에는 건강을 위한 지압용 돌기가 있습니다. 고객의 health care를 위한 배려이겠지요. 반면 발의 많은 면적이 닿게 되는 다른 부분에는 마찰을 발생시켜 슬리퍼의 착용감을 높여주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촉감을 제공하기 위한 honeycomb 문양이 촘촘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세심한 부분에조차 첨단과학이 적용된 놀라운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측면
  측면 모습입니다. 여기서 이 제품에 처음으로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original three-lined slipper의 경우, 하얀 줄을 덧대 제품을 완성시키는데, 이 제품은 screen printing 기법을 채용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이 방법이 기존의 방법보다 무조건 뒤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의 끝부분 처리는 조금 disappointed하네요. 조금 더 세심한 마감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후면
  뒷부분입니다. 비록 한 틀에서 바닥 전부를 사출해 낸 슬리퍼이지만, 기존의 고급형에서 보이던 다중 재질 쿠션의 형태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쿠션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으나, 다른 이유로 이 구조는 착용 시에 큰 장점을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뒤에 따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단부
  밑창의 모습입니다. 섬세한 물결무늬의 중심부와 주변부의 돌기로 인해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합니다.


2. 성능

1) 소음
  기존의 슬리퍼와 비교하였을 때, 이 제품은 상대적으로 단출한 깔창 구조로 인해 보행 시 소음이 더욱 큰 편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sporty함을 강조하는 skyblue tone의 외향적 디자인임을 감안할 때, 이것이 큰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활동성을 강조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소음이 큰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2) 착용감
  착용감은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신을 착용했을 때 드는 착용감과, 걸었을 때 드는 착용감입니다. 신을 신었을 때의 느낌은 매우 좋습니다. 딱히 걸리는 부분도 없고, 발에 달라붙는 느낌도 거칠거나 끈끈하지 않아 만족스러운 착용감을 줍니다.
  하지만 걷기 시작하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쿠션이 없는 관계로 길바닥의 재질에 따른 느낌이 직접 발로 전해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고, 보행 시 낭비되는 에너지가 없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구성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3) 테스트
  테스트는 크게 발걸음과 속도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 테스트 환경
 ● 실험자 : 본인
 ● 실험군 : Sky-blue three-lined slipper
 ● 대조군 : Black three-lined slipper (2007년식)
 ● 도로상태 : 보도블록 및 아스팔트
 ● 날씨 : 맑으나 많이 추움

발걸음 비교
  먼저 기존의 슬리퍼와 새로운 슬리퍼를 신고 집 근처를 이동하였을 때 필요한 발걸음 수입니다. 한눈에 보아도 새로운 슬리퍼 쪽이 조금 더 빠른 보폭으로 이동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파리바게트로의 이동 보폭이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아마 이건 제가 그때 배가 고팠던 이유도 있었을 겁니다.

이동시간 비교
  다음은 이동 시간입니다. 역시 새로운 슬리퍼가 기존의 슬리퍼에 비해 빠른 시간 내로 이동이 가능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파리바게트로의 이동시간이 좀 더 짧았습니다.
  간단한 성능 테스트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듯이, 이 슬리퍼는 기존의 슬리퍼에 비해 활동성에 큰 비중을 두고 만들어져 보다 빠른 보행에 최적화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3. 마치며

모델 정면
  fitting model로 어렵게 모셔온 kal0XX님의 착용샷입니다. 원래 슬리퍼에는 맨발이라 양말을 벗어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렸으나 발가락 노출과 같은 수위가 높은 작품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모델의 소신으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양말 착용 컷이 나왔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높은 퀄리티를 빛내주는 데에 있어서는 한 치의 모자람도 없는 모델님의 포스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델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델 측면
  많은 명품들이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장점만을 고집하다 결국 시대의 흐름을 좇지 못해 스러지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three-lined slipper는 여전히 우리의 곁을 지켜주며 빛나고 있네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며 스스로의 장점을 계속 지켜나가는 이 자세, 이 시대의 진정한 명품이란 과연 무엇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만들어주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삼선쓰레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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