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조식 문서 작성 방법 - 3. 작성 예시(문장 변환하기)


개조식 문서 작성 방법


  앞서 개조식 문서 작성을 위해 글의 재구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길게 설명드렸습니다. 그 이야기는 곧 작성자 본인이 그 글의 주요 내용, 구성 등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이해를 완료하였다는 말과 같습니다. 글의 이해가 없이 개조식 문서를 작성할 경우 다른 사람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문서가 탄생합니다. 이는 기존의 글을 변환할 경우뿐만 아니라, 스스로 글을 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이제 재구성한 글을 바탕으로 문장을 변환하여 보겠습니다. 변환할 때 글의 일관성을 위하여 스스로 몇 가지 대원칙을 세워둔 후 변환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의 대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체언 및 용언 외 품사의 생략

 - 주요 의미를 담고 있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 및 용언(동사, 형용사) 외의 품사(수식언, 독립언, 관계언)를 생략합니다.

 - 단 문장의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로는 생략하지 않습니다.

예) 나의 발전의 근본 → 나 발전 근본(X) / 나의 발전 근본(ㅇ)


2. 용언의 경우 명사형으로 대체

 - 단순히 어미변화를 통해 ~음/~임 등을 붙이기보다, 대신할 수 있는 명사형 단어를 찾아봅니다.

 - 대체할 단어가 마땅치 않으면 글의 원래 의미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한도에서 유사어를 사용합니다.

예)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 약진의 발판으로 삼음(X) / 도약(ㅇ)

예)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 → 성심(誠心), 건강(健康)

사전적 동의어/유의어로의 대체 외에도 그 문서를 활용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전문 용어 또는 약어가 있을 경우 해당 용어로의 변환이 필요합니다. 문서 내에 전문용어 또는 약어가 반복적으로 활용될 경우 해당 용어에 대한 설명을 첫 줄에 부기한 후 그 용어를 지속 사용하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문장 길이의 축약 

- 합칠 수 있거나 생략해도 전체 의미 전달에 큰 영향이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지워줍니다.

예)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그러면 이제 개별 문단별로 개조식 문장으로의 변환을 해 보겠습니다.



1. 국민교육헌장의 제정 이유(사유)

ㅇ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제정 사유는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입니다. 여기에서 '나아갈 바를 밝혀'는 '지향점'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향점은 어떠한 헌장을 제정할 때 사유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의미이기 때문에 전부 생략합니다. 그러면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하나가 남는데, '지표로 삼다'는 '목적하다'와 같은 말이고 이는 제정사유와 같은 말이므로 다시 생략합니다. 그리고 상위 문장을 지향, 목적, 사유, 이유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목적'이라는 단어로 정리합니다. 그러면



1. 국민교육헌장 제정 목적

ㅇ 교육지표

-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러한 형태가 완성됩니다. 이때 교육지표를 개별로 떼어내어 표기할 경우 원 문장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으므로, '교육지표를 세우는 것'이 본디 목적임을 감안하여 그 의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게 도와줄 단어를 추가하여 줍니다. 수립, 설립, 확립 등의 단어가 올 수 있는데 이 경우 선언문임을 감안하여 제일 의미가 강한 확립을 사용합니다.


  그다음 아래 항목들을 축약하여 줍니다.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에서 '역사적 사명'은 이 글 내에서는 '민족 중흥'이라는 명사가 해당 의미를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생략하여 주고(물론 논리적 비약이 필요하므로 추가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향후 문서작성 시 고려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관점에 따라 역사적 사명을 살리고 다른 항목을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나머지도 주요 핵심어만 나열하여 줍니다. 그럴 경우



1. 국민교육헌장 제정 목적

ㅇ교육지표 확립

- 민족 중흥, 전통 계승, 자주 독립, 인류 공영


  이렇게 두 줄로 정리가 됩니다. 이때 공영(共榮)의 경우 '함께 번영함'의 의미를 지닌 단어로 요즘 잘 쓰이지 않는 말이므로, '번영' 또는 '함께 번영', '공동 번영' 등의 말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봅니다. 또한 단순히 핵심어만 늘어놓을 경우 이게 왜 여기 쓰여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교육지표의 목적으로 해당 문구들이 활용되었다는 점을 밝힙니다. 그러면 최종적으로



1. 국민교육헌장 제정 목적  

ㅇ (교육지표 확립) 민족 중흥, 전통 계승, 자주 독립, 인류 공동 번영


  첫 문단을 두 줄로 요약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두 번째 문단도 요약을 시도해봅니다.



2. 국민교육헌장의 지시사항

ㅇ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ㅇ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ㅇ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 정신을 드높인다.

-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첫째 문단과 같이 자세하게 설명할 경우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바로 결과만 작성하겠습니다.



2. 국민교육헌장 주요 내용

ㅇ (창조/개척) 성실, 건강, 학습, 도약 등의 자기계발 

ㅇ (협동) 질서, 능률, 실질, 상부상조 등의 공익 추구

ㅇ (국민정신) 창의, 협력, 자유와 책임 등의 공동체주의 지향


  핵심어를 문장 앞 괄호에 배치하여 주요 단어로 부각하고, 해당 핵심어를 달성하기 위해 나열된 태도들을 병렬로 늘어놓되 그중 가장 범위가 큰 단어를 선정하여 핵심어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극단적인 느낌이 나는 단어의 사용을 지양하기 위하여 원래 학문적으로는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유사어로 주요 내용(최초 단어는 지시사항) 및 공동체주의(최초 단어는 전체주의) 등의 단어를 변형 활용하였고, 동일 단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 유사한 의미인 추구와 지향을 앞 단어와의 어울림을 고려해 사용하였습니다.

문서 작성 성격에 따라 학술적 의미를 명확히 밝혀야 하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에는 함부로 단어를 대체하여서는 안 됩니다. 극단적 느낌의 단어 역시 사용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다만 단순 사실관계 전달 또는 타인의 설득 등을 목적으로 하는 문서의 경우 읽는 사람에게 가치관을 강요하거나 지시 또는 명령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단어의 사용은 가급적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국민교육헌장의 제정 목적(기대하는 결과)

ㅇ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 자유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ㅇ 새 역사를 창조하자.

-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세 번째 문단 역시 바로 결과만 작성하겠습니다.



3. 국민교육헌장 기대효과

ㅇ (반공/민주의식) 조국통일, 자유세계의 이상 실현 기반 구축

ㅇ (근면한 국민) 국민정신 및 민족의식 기반 새 역사 창조


  당초 선정했던 핵심어인 '통일조국' 및 '새 역사 창조'가 '반공, 민주의식' 및 '근면한 국민'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핵심어가 변경된 사유는 글을 정리하는 도중 이 글의 주제의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개조식 문서작성의 장점 중 하나로, 문서의 핵심만 남겨두고 정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글의 요지(또는 문서의 작성 취지)가 더욱 명료하게 보이는 효과 때문입니다. 최초 문서 작성 시에는 조국통일의 새 역사 창조가 이 헌장의 목표라고 보았지만, 이는 이상향 제시에 가까운 추상적 목표였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보다 구체적인 목표인 반공, 민주의식 함양과 근면한 국민 만들기를 앞에 부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글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마무리됩니다.


□ 국민교육헌장 요약

1. 제정목적

 ㅇ (교육지표 확립) 민족 중흥, 전통 계승, 자주 독립, 인류 공동 번영

2. 주요내용

 ㅇ (창조/개척) 성실, 건강, 학습, 도약 등의 자기계발 

 ㅇ (협동) 질서, 능률, 실질, 상부상조 등의 공익 추구

 ㅇ (국민정신) 창의, 협력, 자유와 책임 등의 공동체주의 지향

3. 기대효과

 ㅇ (반공/민주의식) 조국통일, 자유세계의 이상 실현 기반 구축

 ㅇ (근면한 국민) 국민정신 및 민족의식 기반 새 역사 창조


  이쯤에서 다시 원문을 가져와 비교해봅니다.



국민교육헌장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 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큰 틀에서 문장의 의미가 유지되고 있고, 원문이 공백을 제외한 글자 417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여 176자(기호 포함)로 분량이 절반 이상 축약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가독성도 높아졌고요. 물론 섬세한 의미의 전달은 불가능하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의미를 오해할 소지가 있으며 요약자의 생각이 일부 반영되어 일부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등의 단점도 물론 존재합니다. 


  앞선 글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개조식이 정형화되어있는 서식이 아니라 딱히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처음 문서작성을 하실 경우 이러한 사례도 참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작성하기 시작한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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