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광주)│쑨원기념관(중산기념당, 中山纪念堂) 및 월수공원(越秀公园)
쑨원(손문, 孫文, Sun Yat)은 중국의 혁명가이자 사상가이고, 중화민국 초대 총통을 역임한 인물로 중국 근현대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대만과 중국이 각각의 정부 설립 이후부터 사상,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쑨원의 입지가 양 국 모두 확고한 위인의 반열에 올라 있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고요. 대만에서는 국부(國父)의 위상을 가지고 있고, 중국에서도 혁명 선각자로서 존경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유로 양 국 모두 쑨원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이 존재하는데, 대만에는 국부기념관(國父紀念館)이 존재하고, 중국에는 오늘 이야기할 중산기념당(기념관) 및 중산릉(묘지)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설 중 쑨원을 국부로 추앙하는 대만에서 세운 국부기념관과 쑨원의 유해가 있는 중산릉에 비해 중산기념당은 제일 규모가 작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 두 시설에 비교하여 작다는 의미이지, 중산기념당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기념관 및 정원의 면적이 62,000㎡이고, 본관의 면적은 6600㎡, 높이가 52m 수준의 꽤 큰 건축물입니다. 쑨원의 고향인 중산시(中山市) 바로 위에 있는 광주시(广州市)에 위치하고 있고(쑨원 생애에는 같은 행정구역이었습니다), 각종 사료 및 역사적 이야기가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의미가 큰 기념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립 당시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지어졌다는 점도 흥미롭고요.
얼핏 보면 중국 전통 목조양식으로 보이지만, 외형만 그러하지 우리나라의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건물입니다. 일종의 포스트모더니즘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운 지방으로 갈수록 지붕이 높아지고 처마가 길어지며 끝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는데 콘크리트 건물이라 제약이 없어서 그런지 그러한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는 듯합니다.
쑨원 선생님이 코트를 입고 지팡이를 짚은 채 서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 복장이 전통 중국 복식도, (쑨원이 만들었다고 하는) 중산복이나 거기에서 파생된 인민복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천하위공(天下爲公, 온 세상은 일반인(공민)의 것이다)이라는 현판이 쑨원의 친필로 달려 있습니다. 저 내용은 예기(禮記)에서 나오는 대도지행 천하위공(大道之行 天下爲公, 큰 도를 (실현)하면 온 세상이 백성의 것이 된다)에서 따 온 말입니다. 신해혁명이 중국 최초의 근대적 공화정 수립을 위해 발생하였던 점을 생각하면 매우 적절한 인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공중화장실 여기저기에서 자주 보이던 문구로 앞으로 한 발자국 조금 움직이는 것이 문명(발전)을 위한 큰 한 발자국(向前一小步 文明一大步)이라는 안내 문구입니다. 결국 '한 발만 앞으로 와서 일(?)을 봐주세요' 란 말인데, 한문 특유의 대구가 왠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참고로 이 문구가 굳이 있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화장실 내부는 매우 깨끗했습니다.
건물 동쪽 출구에서 찍은 건물의 모습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건물 지붕이 겹겹이 배치되어 있어 단일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기와집이 연달아 있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원 안에는 양의 석상이 있었습니다. 오양석상(五羊石像)이라고 불리는데, 여러 개의 돌을 이어 붙여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중국에서 양은 원래 염소를 가리키는 단어였고, 현대에도 두 가지 뜻이 모두 있어 앞에 면/산 한자를 따로 붙여 구분하여 씁니다.
입장권 뒷면에는 개장 시간, 관람 시 유의사항, 공원 내 금지 사항 및 관련 규정 등의 공지 사항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중산기념당(中山纪念堂, Dr. Sun Yat-sen's Memorial Hall)
299 Dongfeng Middle Road, Yuexiu Qu, Guangzhou Shi, Guangdong Sheng, China
(广东省广州市越秀区东风中路299号)
월수공원(越秀公园, Yuexiu Hill)
988 Jiefang North Road, Yuexiu Qu, Guangzhou Shi, Guangdong Sheng, China
(广州市越秀区解放北路988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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