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Cell to Singularity)┃기본 시뮬레이션 2. 신석기시대부터 우주 탐사 차량 및 특이점까지


  이전 다루었던 세포 게임의 시작부터 유인원까지에 이어 계속 작성하는 글입니다.


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청동기 시대 및 철기 시대가 한 화면 안에 나와있습니다. 이 전까지의 화면은 생명체의 구매 수와 연동하여 수많은 생명체가 등장하여 화면 내에서 제멋대로 움직이곤 했는데, 이 단계부터는 움직임이 없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청동기 시대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 조건은 농업 - 도시 - 쓰기 및 광석 채광과 농업 - 동물의 가축화 - 쟁기, 가마 - 도기류 - 야금술입니다. 바퀴는 아마 클로비스 문화를 거쳐 독자적인 청동기 또는 철기 시대로 진입한 아메리카 대륙의 발전 경로 상 필수 조건이 아니라고 보았을 수도 있다고 추측합니다.

철기 시대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청동 - 철 경로 및 쓰기 - 종이 - 문자가 필요합니다. 철 생산을 위해서는 청동에 비해 고온이 필요하고 제련을 위한 기술이 추가로 필요한데, 이 전 단계에서 가마를 구매해야 청동기 시대로의 진입이 가능하므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종이는 분명 양피지나 파피루스, 죽간과 같은 기록 매체 전체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였을 것입니다. 

중세 시대, 개척 시대, 과학 혁명
  중세 시대로 들어서면 새로운 화면이 생겨납니다. 실내 테이블 위에 각 시대를 대표할만한 도구들이 놓여 있는 모습입니다. 이 화면은 중세 시대와 개척 시대, 과학 혁명 시기를 대표합니다.

중세 시대
  철기 시대에서 중세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군대와 정부를 구매하여야 합니다. 계통도 내 정말 많은 문명 항목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중세로 넘어가기 위해서 저 둘만이 필요하다고 설정한 점은 나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저 둘이 관료제(정부)와 상비군(군대)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하여 보니 관료제와 상비군 제도가 확립되는 시기는 흔히 르네상스 시대라고 부르는 시기로 이 게임에서는 개척 시대에 더욱 가까운 시기입니다. 정부에 로마의 아퀼라(수리) 문양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정부는 아마 조직화된 국가 시스템을 의미하는 항목 쪽에 가까울 것으로 보입니다. 군대 역시 국가 주도로 전문화된 직업군인이 아니라, 유목 민족이나 병농일치제 하의 병사 또는 용병과 같은 무력집단의 존재를 의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일 저의 추측이 맞다면, 저 둘이 갖추어지고 시대가 흐르며 철기 시대가 중세 시대로 넘어가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게 됩니다.

개척 시대, 과학 혁명
  정부 - 주화 - 지폐 및 종교 조직을 구매하면 개척 시대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중세 시대 이후의 이름이 개척 시대인 것도 그렇고, 종교 조직의 구매가 필수 조건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게임의 계통도는 유럽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척 시대로 접어들고 나서 구매가 가능한 항목을 보면 이는 더욱 확실해지는데, 나침반과 캐러밸, 갤리온, 식민주의 등의 항목 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종교 조직을 구매하여야 약초학으로 넘어갈 수 있게 설정되어 있는 것도 유럽 지역에서 교회가 수행한 역할을 반영하였기 때문이 분명합니다. 저 시기 유럽 및 중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약초학(민간요법 등을 제외한 체계화된 학문으로서의 약초약)이나 의학은 조직화되지 않은 종교(샤머니즘 등)인이나 전문 지식층이 계승 및 발전시켰기 때문입니다.
  캐러벨, 금융업 및 청동기 시대의 산수 - 영(0) - 대수학 - 망원경 - 아스트 롤라 베를 구매하면 과학 혁명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왜 천문관측의(아스트롤라베, Astrolabe)를 저렇게 번역하였는지에 대한 약간의 의문을 뒤로하고, 저기에 언급된 항목들은 유럽인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필수적이었던 도구들임은 분명합니다. 캐러밸과 천문관측의로 유럽 외부의 세계를 발견하고, 그 세계와 교역, 전쟁, 정복, 수탈과 같은 상호작용을 하는 이 일련의 과정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하여 주는 금융업의 조합은 저 체제가 유지되는 기초 체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 원자력 시대, 정보화 시대, 새로운 시대
  산업혁명으로 접어들면 나오는 화면입니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현대까지 각 시기의 문명을 대표할 수 있는 도구를 늘어놓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 그림과 같이 돌 위에 장난감을 올려놓는 식으로 배치하지 않고 좀 더 멋지게 배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산업 혁명
  과학 혁명에서 증기기관과 계산법 - 뉴턴의 3가지 운동 법칙을 구매하면 산업 혁명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계산법은 설마 단순 셈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 같고, 아래쪽에 산수와 대수학이 등장하였고 상위에 뉴턴의 운동법칙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미적분학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뉴턴의 운동 법칙은 고전 물리학이나 (상징적인 저작물인) 프린키피아로 이름을 붙이는 편이 더욱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증기기관은 당연히 토마스 뉴커먼 이후의 증기기관을 의미합니다. 넓은 의미의 증기기관이야 고대 그리스나 중세 중국에도 존재했었다는 기록이 있으니까요. 저 둘이 산업 혁명의 문을 여는 결정적인 요소였음은 분명하기 때문에 크게 부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만, 유럽의 역사를 생각하여 보면 저 왼쪽에 따로 빠져있는 화약과 머스켓, 대포, 소총이 필수 항목으로 있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원자력 시대
  산업 혁명에서 모스 부호 - 전화와 공장을 구매하면 원자력 시대로 넘어가게 됩니다. 공장을 통해 확보된 대량의 생산력과 장거리 통신의 시초가 된 전화가 산업 혁명 시대를 고도로 발전시킨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저 요소들 때문에 유럽과 유럽 외 문명의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고요.

정보화 시대
  원자력 시대의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현대 과학 - 원자 폭탄은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 항목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필수 항목은 트랜지스터 - 집적 회로 - 컴퓨터입니다. 계통도 상의 이 두 항목을 구매하면 정보화 시대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다음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 컴퓨터가 필수적임은 당연하지만, 원자 폭탄이 필수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애초에 원자력 시대라 이름을 붙인 것 자체에도 의문이 있습니다. 물론 현대 사회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원자력 발전으로 제공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면 원자 폭탄 뒤 바로 정보화 시대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원자력을 필수 구매 항목으로 설정하여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이 필수 항목이 아니라는 점 역시 불만입니다. 단순히 게임적 허용이라 넘어가기에는 현대 사회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위상을 간과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시대
  컴퓨터 칩 - 가정용 PC 및 컴퓨터 단말기 - 아르파넷을 구매하면 인터넷의 구매가 활성화되며, 이후 새로운 시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정보화 시대를 상징하는 도구로 인터넷을 놓은 것은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 주위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인터넷이지만, 인터넷 이전 PC 통신 또는 매스 미디어의 시대를 생각하여 보면 인터넷이 현대의 인류에게 정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새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특이점
  새로운 시대와 특이점 사이에 있는 항목들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상당히 익숙하게 들리는 이름이 많습니다. 이 게임의 제작자들이 현재를 새로운 시대로 명명하고 이제 우리 문명의 다음 단계가 특이점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계 학습 - AI 및 중세의 약초약에서부터 유래한 생명공학 - 마음 업로드, 나노 기술 - 자가 조립 이 세 가지를 구매하면 특이점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사이에 있는 수많은 항목들은 현재 R&D가 이루어지고 있거나 향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들입니다.

임시 과녁
  특이점과 별개로 산업 혁명기의 비행 - 액체 추진체 - 낙하산 복원 - V2 로켓 - 대륙간 탄도 미사일 - 스푸트니크 위성 - 우주 경쟁 - 달 선교(달 착륙의 오번역) - 우주 왕복선과 우주 정거장을 구매하고, 새로운 시대에서 드론을 구매하면 임시 과녁이라는 시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저 임시 과녁은 당연히 오번역이고, 실제로는 탐사용 차량(로버, Rover)을 의미합니다. 저 이후의 이야기가 화성의 테라포밍과 연관되어 있는 것을 보아 일반명사로의 탐사 차량보다 패스파인더나 오퍼튜니티와 같은 화성 탐사선의 탐사차량을 의미하지 않을까 추측됩니다. 로버 이후의 항목들은 저 무인 탐사차량들을 이용하여 현재 관찰을 시도하거나 R&D를 시행하고 있는 분야로, 새로운 시대와 특이점 사이의 시기보다 좀 더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성과 지구
  그리고 이제 지구보다 화성이 더 크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인류의 새로운 역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한 지역을 화성으로 예측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후의 계통도는 특이점 이후의 세계, 화성의 테라포밍, 사이보그 및 안드로이드 등 미래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발달 과정을 유럽 중심으로만 서술한 점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이전 생명의 발생 계통도에서도 인간 외의 식물, 파충류 및 조류 등을 과감하게 배제하였던 점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는 계통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마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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