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생 망고나무 개화
2014년 발아시켰던 망고 씨앗이 2019년까지 큰 변화 없이 성장하여 왔었는데, 작년 최초로 망고 꽃이 개화하여 신기하게 보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더욱 많은 꽃이 피어나 놀라움을 더하여 주었습니다.
망고꽃은 여러 개의 작은 꽃이 하나의 꽃대에 무더기로 피어납니다. 마치 라일락과 같은 형태인데, 아무래도 관상용으로 개량된 라일락에 비해 예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귀여운 형태입니다. 참고로 잎 주변의 말라붙은 자국은 흔히 개각충으로 부르는 깍지벌레를 잡기 위해 약을 뿌린 흔적입니다. 몇 년 전 구매했던 귤나무에 개각충이 있었는데, 망고나무까지 벌레가 번져 한 동안 박멸을 위해 별별 시도를 다 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더라고요. 집 안에서 키우는 식물이라 강한 농약을 쓸 수도 없어서 결국 심각하게 번지지 못하도록 막는 수준으로만 방제를 하고 있습니다.
망고꽃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큰 꽃대 하나에 작은 꽃대가 10~20여 개 돋아나고, 그 작은 꽃대마다 꽃이 3~7송이씩 피어납니다. 꽃은 1cm 미만의 작은 크기이며, 꽃잎은 통상 다섯 장으로 보입니다. 꽃향기는 강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강하지 않다기보다 향기가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 익은 망고 열매는 향긋한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데, 꽃에는 향기가 없다는 게 조금 의외였습니다.
하나의 꽃대 안에 다수의 꽃이 있으므로 피어나는 속도도 제각기 다릅니다. 흔히 꽃대 아래쪽에 위치한 꽃부터 개화가 시작되며, 꽃대 위로 갈수록 늦게 피어납니다. 다만 큰 꽃대 안에 작은 꽃대마다 생장 속도에 차이가 있어 어떤 경우에는 위쪽에 위치한 꽃이 더 먼저 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실내에만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꽃이 지고 난 뒤 열매가 맺혀 풍매화가 아닐까 추측하였었는데, 어쩌면 작은 날벌레들이 들어와 수정을 시켰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 올해 한 번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참고로 저 많은 꽃 중 열매를 맺는 꽃은 단 하나뿐으로, 하나의 큰 꽃대 안에 하나의 열매만이 생겨납니다. 작년 핀 꽃 중 하나는 꽃대 하나에 두 개의 열매가 맺힌 경우가 있었는데, 두 개 중 하나가 노랗게 변하며 떨어져 버리는 것을 보면 꽃대 하나당 열매 하나가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망고나무 열매가 매우 크고 당도가 높은 것을 생각해 보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꽃이 핀 6년생 망고나무의 전체 모습입니다. 크기는 1m를 조금 넘었는데, 사시사철 여름인 망고의 고향과 달리 우리나라는 겨울이 있어 성장이 더딘 편입니다. 실제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는 성장이 아예 멈추던 것을 보아왔습니다. 베란다가 아닌 실내에 들이면 계속 성장을 할 것 같긴 한데, 그 경우에는 광량이 문제라…… 웃자라는 것보다 그냥 느리게 자라는 게 나을 것 같아 계속 베란다에 두고 키우고 있습니다. 참고고 베란다라고 해도 완전히 외부에 개방된 장소는 아니고, 베란다 창문으로 외부 공기와 단절되어 겨울철 온도가 최소 5도 ~ 최고 15도(섭씨) 정도로 유지되는 곳입니다. 망고나무는 기온이 영하 근처만 가도 냉해를 입거나 동사하기 때문에 추워질 때 외부에 노출시키면 절대 안 됩니다.
작년 맺힌 열매들은 결국 손톱 크기 수준에서 모두 떨어져 버렸었는데, 실내이다 보니 광량이 부족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 올해에는 실외로 나무를 옮길 생각입니다. 아마 초가을까지는 괜찮을 듯 하니 올해 맺히는 열매는 어떻게 될지 지켜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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