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70주년 한국의 주화 세트


한국의 주화 케이스 겉면
  약 두 달 전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70주년 「한국의 주화」 세트의 발행이 공지되었습니다. 총 7만 세트를 3만 원에 발행하였기 때문에 수집 가치가 높은 편은 아닐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한국은행 창립 이래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주화 세트이기 때문에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1982년 발행한 프루프(Proof, 특수 가공 처리한 주화) 세트는 일반 판매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세트가 판매용으로는 최초로 발행된 세트가 맞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세트가 프루프 급의 품질을 보증하는 주화 세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지에서부터 고품위 현용 주화(Mint State-BU(Brilliant Uncirculated), 현용 주화의 일반 재원을 유지하면서 프루프 급의 제작방법에 준하여 특수 가공처리 및 품질검사)라고 명기하여 알고는 있었지만, 매 년 발행하는 민트 세트(Mint Set, 미사용 주화)가 아닌 특수 가공 주화를 최초로 판매하는데도 불구하고 품질에 대한 엄격한 보증을 하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로 아쉽기만 합니다. 물론 프루프 급의 품질을 보증하면 생산량도 줄고 단가도 훨씬 높아지겠지만 차라리 그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가적으로 현재의 7만 세트도 3대 1의 경쟁률이었니 구매 확률이 훨씬 낮아져 제가 사지 못 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주화 제원
  케이스 뒤쪽에는 주화의 제원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액면가, 도안 및 소재는 모두 통상적인 현용 주화와 일치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특수 가공처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통상적인 프루프 주화라고 하면 주화의 돌출부를 무광 처리하고, 표면에 광을 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주화 상태를 보면 그러한 작업을 한 것으로 추측되기는 하는데, 정확한 정보를 주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주화 앞면
  주화 앞면의 모습입니다. 얼핏 보아서는 큰 하자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스 가운데에는 한국은행 로고가 그려져 있습니다.

주화 뒷면
  주화 뒷면의 모습입니다. 주화 액면가의 합은 총 666원입니다.

주화 앞면 대각 시점1
  카메라의 조리개를 너무 열고 찍어서 초점이 오백원 주화 쪽에만 맞았는데, 전반적으로 큰 하자는 없었습니다.

주화 앞면 대각 시점2
  양각되지 않은 표면부는 광택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동봉 주화 세트 받침대
  주화 세트를 담은 플라스틱 케이스를 기대 세워둘 수 있는 받침대입니다. 별도의 비닐에 포장되어 있습니다.

받침대 조립
  X자 형태로 조립하여 세울 수 있습니다.

받침대에 세운 주화 세트 앞면
  주화 세트를 조립한 받침대에 기대면 이러한 형태로 세울 수 있습니다. 주화 앞면의 모습입니다.

받침대에 세운 주화 세트 뒷면
  주화 뒷면의 모습입니다. 카메라 뒷쪽 붉은 물체 때문에 원래의 색보다 조금 더 붉게 나왔습니다.

플라스틱 케이스 하자
  아무리 프루프급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주화 세트의 품질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우선 케이스 안에 이물질이 상당히 많습니다. 겉포장 케이스나 주화를 보관하는 플라스틱 케이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제작 중 들어간 것 같은데, 케이스를 열어 빼내거나 청소하기에는 애매합니다. 
  게다가 저는 플라스틱 케이스 일부가 파손되어 왔습니다. 기념주화 세트라면 이러한 하자는 더욱 잘 검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화 표면 미세무늬

  주화 표면 상태가 사진으로 잘 나타날 수 있도록 명암을 조절하였습니다. 실제로는 주화의 반사광 등으로 이 정도 수준까지 심하게 상태가 좋지 않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매끄럽게 처리되었어야 하는 주화의 표면에 미세한 줄무늬가 연속하여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1원과 500원 주화만 보이지만, 100원과 50원 주화 역시 마찬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에서 프루프 급이 아니라 프루프 급의 제작방법에 준하여 가공하였다고 공지하기는 하였지만,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분명 품질 관리에 약간의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부터 계속 언급해 온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주화 세트는 단순한 민트급(미사용) 주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포장이나 구성은 나쁘지 않지만 핵심인 주화의 상태가 저렇다 보니 3만 원을 내고 666원어치 2020년 동전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니까요.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 예정이기는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많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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