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맛집│남하부엌
▌ 남하부엌
• 지역 : 전라북도 장흥군
• 방문일 : 2021년 가을
• 음식종류 : 피자, 파스타 및 각종 음료와 안주
※ 2023년 7월 현재 남하부엌은 전라남도 신안으로 이전을 준비 중으로, 9월 중 개점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라남도 장흥은 교통의 요지도 아니고, 가는 길도 좋은 편이 아니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입니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반대로 장흥을 방문하였을 땐 반드시 지역 내의 무엇인가를 소비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장흥의 유명한 특산물로 표고버섯과 한우, 키조개 등이 흔히 언급되는데, 모두 구이나 찜 등의 형태로 요리하여 먹는 게 익숙한 식재료들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남하부엌이라는 식당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이탈리아 요리의 형태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식당 옆에는 남하점빵이라는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문을 열지는 않았습니다.
가게 건물은 창고를 개조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창고 특유의 투박한 느낌과 녹슨 철 재질의 화분이 묘하게 잘 어울렸습니다.
가게 안은 깔끔하게 닦여 있는 콘크리트 벽에 목재 등을 이용하여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 천장을 계란판 같은 소재로 마감하였습니다. 창고이던 시절부터 방한을 위해 사용하던 소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입구 쪽 벽면에는 뜬금없이 카누가 매달려 있었는데, 안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주 메뉴는 수제 하몽 및 장흥의 특산물인 한우와 키조개를 이용한 파스타입니다. 술도 팔고 있었는데, 근처 마을 주민 분이 아닌 이상 이 가게에 오려면 거의 필수적으로 운전을 해야 하므로 아쉬움만 드는 선택지였습니다. 물론 일행이 있을 경우 운전자만 빼고 드시면 되겠지만요.
사진 우측, 계산대 좌측에 마늘과 함께 걸려 있는 검은 물체가 바로 하몽입니다. 스페인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햄을 하몽이라고 부르는데, 저렇게 천장에 매달아서 숙성시킨다고 합니다. 당연히 저렇게 통째로는 먹지 않고, 먹을 만한 크기로(주로 얇게) 썰어서 먹습니다.
키조개 오일 파스타입니다. 오일 때문에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키조개 관자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봉골레 파스타에는 원래 조개가 들어가므로 조리법 자체가 딱히 특이한 것은 아닙니다. 키조개 역시 맛이나 향이 특이하거나 강한 재료도 아니므로, 파스타 역시 굉장히 무난합니다. 다만 커다란 키조개 관자의 식감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 파스타의 키조개는 질기지 않게 잘 익혀져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장흥 한우 파스타입니다. 역시 지역 특산물인 한우를 이용하며 만든 오일 파스타입니다.
소고기에 불고기 양념과 비슷한 간장 기반의 소스가 배여 들어 있어, 형태는 오일 파스타이지만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위에 깻잎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양식에 거부감이 있더라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농담 삼아 이탈리안 잡채라고 말을 해도, 전혀 맞지 않지만 묘하게 납득이 되는 느낌이으니까요.
양념이 되어 있어도 소고기가 질기지 않았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하몽 피자입니다. 이름은 하몽 피자이지만 배와 루꼴라가 도드라져 보입니다.
왜냐하면 하몽은 치즈 사이에 살짝 파묻혀 있거든요. 치즈와 배의 단맛과 하몽의 짠맛이 단짠단짠 잘 어우러지고, 발사믹 식초 기반의 소스 및 루꼴라가 이 맛을 잘 채워 주지 않나……라는 것이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맛알못이라 잘 모르지만, 맛있었어요.
레모네이드입니다. 이건 딱히 특이할 게 없었는데, 그냥 레몬 색이 예쁘고 시원한 느낌이라 찍어 봤던 기억이 나네요.
남하부엌의 음식은 뭐랄까, 맛 자체도 매우 좋았지만 무엇보다 재료비로 나가는 금액이 상당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장흥 근처에 사시는 분이 아닌 이상 접근성이 좋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오래오래 영업할 수 있으셨으면 합니다. 집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면 정말 자주 방문하고 싶은 가게였습니다. 이 정도의 맛과 질이라면 장흥의 향토 요리로 오일 파스타를 꼽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니까요.
남하부엌
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 덕암지천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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