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가볼 만한 곳│임피역
군산시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근대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899년 일본에 의해 군산이 개항되고, 전라도의 쌀을 일본으로 수탈하여 가는 주요 통로로 군산시가 이용되며 도시가 성장하였기 때문입니다. 구한 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옥구군(옥구부)와 임피군이 군산부와 옥구군으로 개편되며 임피군이라는 행정구역은 사라졌지만, 아직 임피역이나 이 역이 위치한 임피면에 그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임피역은 군산선의 주요 역 중 하나였습니다. 군산선은 전라도의 대표 항구도시인 군산에서 전라도의 행정, 지리적 중심지인 전주(정확히는 익산(이리))를 연결하는 주요 철도 노선 중 한 곳이었고, 자연스럽게 임피역 역시 많은 승객이 애용하는 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광복 이후 군산이 항구도시로서의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전주 역시 예전만 한 위상을 되찾지 못하였기에 군산선의 이용객이 줄어들게 되었고, 임피역 역시 이용객이 점점 감소하였습니다. 결국 군산선은 장항선에 통합되었다가 2022년 폐로 되었고, 임피역은 조금 더 이른 2020년에 폐역 되었습니다.
다만 폐역이 된 것과는 별개로, 임피역사 건물은 1936년 건축되어 일제강점기 당시 소규모 간이역사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등록문화재는 보존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라북도나 군산시에서 철거해 버릴 수도 있었는데, 임피역사는 다행히 잘 정비되어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임피역사의 주요 특이점은 건물의 전면과 후면 출입구 부분이 박공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박공면이라고 하니 어렵게 보이는데, 그냥 지붕 두 면이 맞닿아 뾰족한 모양(∧ 형태)을 이루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은 화장실로 쓰이던 건물입니다.
건물 앞쪽에는 예전에 쓰였던 듯한 우물과 새로 설치한 체력단련 시설이 있습니다.
임피역사 앞 광장은 넓게 공원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등록문화재도 보존하며 현재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형물 옆 공원 입구에는 옥구농민항일항쟁 기념비와 동판 부조가 세워져 있습니다.
공원 안쪽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있던 방죽을 복원하여 공원화시켜 두었습니다.
앉아서 쉴 수 있는 정자도 있습니다. 정자의 지붕을 초가로 올리고 기둥도 나무 본래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여 세워 둔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공원 안쪽, 철길 근처에는 기차의 차량 두 칸이 세워져 있습니다.
2000년 초중반 자주 보이던 새마을호와 비슷한 형태의 객차입니다. 요즘은 못 본 것 같은데, 철도 쪽은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네요.
차량 두 칸은 객차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한 때 이러한 모습의 열차를 많이 탔었었는데, 이제는 추억의 풍경이네요.
여러 가지 안내 표지를 그대로 붙여두어 더욱 좋았습니다. 방문 시간이 약간 늦어서인가, 문이 잠겨있어 객차전시관 내에는 아쉽게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장미나무가 많이 자라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부근을 공원화한 것은 상당히 최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 측면의 모습입니다. 측면 역시 박공지붕으로 덮여 있습니다.
역사 후면의 모습입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폐역이지만 조형물 덕분에 아주 허전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대야는 군산 방면, 오산리는 익산 방면입니다. 오산리역 역시 현재는 폐역 되었습니다.
군산시에서는 시의 명소를 연결하여 "구불길"이라는 이름의 둘레길을 꾸며 두었습니다. 임피역 역시 구불길 코스 중 하나인 미소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군산은 금강과 서해안을 끼고 있으며, 일제강점기 시기를 중심으로 한 역사 유적도 다수 있어 관광하기에 좋은 도시입니다. 비록 크고 화려한 경관이나 유적은 없지만, 시간이 있을 때 구불길을 걸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불길의 지도를 참고로 올려두도록 하겠습니다. 원본 및 세부 정보는 군산시 홈페이지(https://www.gunsan.go.kr/tour/m2289)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임피역
전라북도 군산시 임피면 서원석곡로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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