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코폰 F3(POCO F3) 개봉기
포코(POCO)는 샤오미(Xiaomi, 小米)에 속하여 있지만, 독자적인 유통 및 AS 망을 갖추고 샤오미와 분리되어 운영되는 브랜드입니다. 나름의 판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품의 성능에만 집중하고 다른 부수적인 것은 과감하게 버려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하였는지 최초의 제품인 POCO F1만 국내 시장에 정식 발매되었었고, 그 뒤의 후속작들은 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제품은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법으로만 구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초 POCO F3의 후속작인 F4까지 나온 상황에서 굳이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가격 대 성능비가 매우 좋았기 때문입니다. 메인 프로세서가 퀄컴 스냅드래곤 870으로 상당히 준수하고,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구매한 제품은 메모리 8GB, 내부 저장소(UFS) 256GB, 화면 주사율 120Hz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제품을 당시 30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870은 865와 대부분 동일하나 성능(클럭)이 약간 더 높은 제품입니다. 865가 삼성의 갤럭시 노트 20, S20이나 Z 플립 2 등 2020년에 출시했었던 주력 제품에 사용되던 칩셋임을 감안하면 비록 최신 칩셋은 아니지만 아직 쓸만한 성능은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게다가 이 제품에는 GOS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충전기는 파워 딜리버리 3.0을 지원하며, 33W 고속 충전으로 휴대폰을 1시간 이내에 모두 충전할 수 있습니다. 충전기의 플러그 규격은 중국에서 많이 쓰는 C형이지만, 우리나라의 소켓(콘센트)과 호환되므로 사용에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플러그가 소켓 구멍에 비해 살짝 얇아 약간 흔들거리는 느낌은 있습니다.
전면부의 필름을 벗겼습니다. 전면부 카메라 부분만 뚫려 있는 홀펀치 화면(Hole punch Display)이며, 전면부 카메라는 2,000만 화소입니다. 액정의 크기는 6.67인치로, 해상도는 2400×1080 픽셀입니다. 디자인 상 특이한 점은 액정 주변부가 곡선 처리되어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기기를 실제로 사용할 때, 직사각형의 화면을 기준으로 저 주변부에 해당하는 부분에 출력되어야 하는 모서리 쪽의 화면은 잘려서 보이지 않습니다. 다행히 많이 거슬리는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카메라는 4,800만 화소의 기본 카메라와 500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 8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 등 세 개의 렌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OIS가 없으므로 실내나 야간 등 저조도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손떨림에 매우 유의하여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주변부의 기능을 뺐다"에 해당하는 부분 중 하나가 카메라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OIS가 없는 4,800만 화소의 카메라는 굉장히 애매합니다. 그리고 굳이 저 "48MP AI TRIPLE CAMERA"라는 문구를 적어놔야 했는가도 매우 의문입니다. 예전 삼성의 갤럭시 S20 Ultra 후면에 큼지막하게 박혀 있는 "100X"라는 문구가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기계를 싸 보이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POCO F3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018년 출시된 두 단계 이전 모델인 POCO F1과의 비교 사진입니다. 둘 다 POCO의 주력(Flagship) 모델로, F1의 화면은 6.18인치, F3의 화면은 6.67인치입니다.
카메라 앱은 동일한 형태입니다. 다만 기본 카메라가 1,200만 화소인 F1과 F3의 결과물은 꽤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F3에는 48MP 촬영 옵션 등 몇 가지 기능이 추가로 들어있습니다.
보호 필름을 벗겨낸 후면부의 모습입니다. 색상은 검은색(Night Black)이며, 유광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보기에는 번쩍거리고 좋을지 모르나 지문 등의 오염이나 긁힘 등으로 인한 손상 부위 등이 바로 드러나는 디자인입니다. 보호 케이스를 씌우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생각하고 출시한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2년 4월 기준, 이 기기의 소프트웨어 버전은 안드로이드 12와 MIUI 12.5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안 문제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당연히 처음 구매하여 기동하고 난 뒤 바로 업데이트를 하여 주어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대로 POCO는 중국 외 지역에 출시하는 휴대폰이기 때문에 기본 ROM은 글로벌 롬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식 발매하는 국가에서는 해당 국가에 맞는 롬(펌웨어)이 제공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POCO F3를 우리나라에서 실사용하려고 할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가장 큰 문제는 통화 시 VoLTE(4G)가 아닌 3G망을 이용하여 통화 품질이 저하된다는 것이며, 기타 문제로 통화 녹음 애플리케이션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기기 자체가 VoLTE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롬을 EU롬이나 인도네시아 롬(통화 녹음 필요시)으로 바꿔 설치하여 주어야 합니다.
대략적인 방법은 ① 언락을 한 뒤(언락 신청 후 최대 7일 뒤에 언락 됨) ② 통신사에 따라 OMD 등록을 하고 ③ 컴퓨터에 설치하고자 하는 롬과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둔 뒤 ④ 기존 휴대폰의 롬을 삭제하고 새로운 롬을 설치하는 절차를 진행하여 주면 됩니다. 설치 중 핸드폰이 부팅 불가 또는 무한 부팅 상태에 빠질 경우 국내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핸드폰을 버리게 될 수도 있으므로, 관련 정보를 신중히 찾아보신 뒤에 시도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 카페인 XIAOMISTORY(https://cafe.naver.com/xst)에 관련 정보나 사용자 후기가 제일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롬은 https://xiaomirom.com/ 및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샤오미 관련 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언락하는 것도 귀찮고, 잘못되었을 경우의 위험 부담도 지기 싫어서 그냥 글로벌 롬 상태로 한 동안 이 휴대폰을 실사용하였었습니다. 결론은 "휴대폰은 정발 된 것을 사자"였습니다. 일단 통화 품질도 떨어지고, 끊김 현상도 가끔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끔 통화 애플리케이션에 에러가 발생하며 망이 3G로 약 30초~1분간 고정되어 있고, 그동안에는 통화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였습니다. 사용자가 위험을 지고 롬을 다시 설치하지 않는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휴대폰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위와 같이 POCO를 포함한 샤오미 휴대폰들의 펌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는 개발자 또는 사용자들이 변형 및 개조(커스터마이징)를 자주 하다 보니, 중국제 휴대폰들이 항상 의심받는 백도어 의혹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은 또 의도와 상관없는 장점으로 들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아무리 뜯어보아도 아직까지 백도어는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통화 기능을 제외하고,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 등의 애플리케이션 구동 및 사용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현재 서비스되는 웬만한 모바일 게임은 거의 다 끊김 없이 부드럽게 기동이 가능했으니까요. 화면 주사율이 120Hz라 움직임이 조금 더 부드럽게 보이는 것도 장점입니다. 게다가 충전 속도 역시 빨라 한 시간이면 충전이 완료되는 점은 사용할 때 매우 편했습니다(전용 충전기로 충전해야만 함). 결국 게임 또는 동영상 시청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가성비가 매우 좋은 휴대폰이나, 휴대폰 본연의 목적인 통화 용도로 국내에서 쓰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조금 있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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