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인사동 맛집│이문설농탕
▌ 이문설농탕
• 지역 : 서울특별시 종로구
• 방문일 : 2023년 겨울
• 음식종류 : 설렁탕, 도가니탕 및 수육 등
• 영업일시 : 매일 08:00~21:00 / 휴식시간 15:00~16:30
설렁탕은 참 무난하게 먹기 좋은 음식입니다. 어디에서든 쉽게 파는 가게를 찾아볼 수 있고, 맛도 거의 비슷하며, 비록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 자체는 오래 걸리지만 손님이 주문하면 거의 바로 나올 수 있도록 항상 준비된 음식이라 가게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짧기 때문입니다. 나오는 시간을 보면 한국식 패스트푸드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설렁탕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딱히 어떤 가게가 맛있다고 이야기하기 애매한 음식이기도 합니다.
이문설농탕은 우리나라 최초의 설렁탕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설렁탕집 중 최고(最古)의 가게임은 분명합니다. 1904년 개업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까요. 무려 대한제국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가게입니다. 음식 역시 설렁탕을 중심으로 한 소고기를 사용한 국밥류의 음식이 중심이고, 조리법 역시 지금까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가게는 근처 공평동의 한옥에서 운영되고 있었는데, 10년 전 가게가 재개발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땅값이 장난 아닌 종로이다 보니 새로운 가게를 구하기가 힘들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게 안은 식탁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이 가게는 몇 번을 들렀었지만 매번 사람이 많아 감히 사진 찍을 엄두를 내지도 못했는데, 아침 일찍 가니 확실히 손님이 없더라고요.
식탁마다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담긴 통과 파, 고춧가루, 소금 등이 놓여 있습니다.
백년가게 인증은 30년 이상 같은 지역에서 장사를 해 오며 좋은 평가를 받은 가게에게 주어지는데, 이 가게는 정말 백 년이 넘은 가게이므로 저 인증을 받은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차림판입니다. 일본어와 중국어 간체자로 쓰여 있는 점이 나름 인상적이네요.
설렁탕의 모습입니다. 다른 설렁탕에 비해 국물이 연해 보이는데, 이는 별도의 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미료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렁탕 자체의 맛은 굉장히 삼삼합니다. 그래서 개인 취향에 따라 간을 할 수 있도록 소금, 후추, 고춧가루, 파가 놓여있고 배추김치나 깍두기, 깍두기 국물을 추가로 넣어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갔을 땐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여기에 오나 궁금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안에 들어있는 소고기 건더기는 많았지만, 그만큼 가격도 센 편이고 딱히 특별한 맛이 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나이를 먹어가며 몇 번 계속하여 방문하다 보니 별다른 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한 국물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맛이야말로 이 집의 제일가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지난 백 년 간 사람들의 입맛도 계속 변해오다 보니 아무래도 새로 가게에 오는 요즘 사람들은 맛은 싱거운데 고기 잡내는 많이 나는 설렁탕집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제가 별도의 글을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의 글이 인터넷에 넘쳐나는 유명한 가게이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이 맛을 계속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에 몇 글자 적어 보았습니다.
이문설농탕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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