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은 우리나라에서 시멘트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들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양 지역에 석회암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지질 대부분은 중생대 이전에 생성되어 오랜 세월 동안 육지로 존재하여 왔었는데, 단양을 포함한 충청북도의 석회암 지대는 그보다 더 오래된 약 5억여 년 전 고생대 시기에 생성되었고, 1~2억 년 전 육지로 융기했었던 지대입니다. 육지가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계속 비바람을 맞으며 침식이 진행되어 왔고요. 이렇게 오래된 석회암 지대에 빗물과 지하수로 인한 석회동굴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석회암 지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충청북도와 강원도에는 석회동굴이 꽤 많이 존재하고 있기도 하고요. 나름 흔한(?) 자연경관인 셈입니다.
하지만 고수동굴은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석회동굴과 비교하여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동굴입니다. 우선 석회동굴 내부에 생성되어 있는 종유석, 석순 등의 동굴 생성물들이 다양하게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동굴에 볼거리가 많고 내부 지형이 상당히 다채롭습니다. 또한 석회동굴은 원래 지하수가 만든 통로라 사람이 다니기에 부적합하게 생겼거나 접근하기에 매우 위험한 경우가 많은데, 고수동굴은 꽤 많은 부분이 사람이 다닐만한 경사와 크기로 이루어져 있어 관광객이 동굴을 구경하기가 꽤 편하게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굴 근처의 주차장에는 수많은 음식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고수동굴의 입구는 인위적으로 정비하여 모양을 만든 입구입니다.
고수동굴로 가기 위해 입구의 매표소 겸 각종 체험관이 있는 이 건물을 통과하여야만 합니다.
사진 우측의 건물 창이 마치 눈 같아 보였습니다.
고수동굴을 관광지로 개발한 박창원 씨의 기념비입니다.
고수동굴은 성인 기준 9,9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습니다.
동굴 입구입니다. 입구와 출구가 한 곳에 함께 있습니다. 고수동굴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입구는 인위적인 느낌이 조금 많이 나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동굴 지도입니다. 사실 굳이 저 설명들을 보지 않아도 동굴 안에 기암괴석이 많아 구경할 거리가 다양하게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 또는 석회동굴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과 함께 갔을 땐 나름 유용한 설명서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동굴 곳곳에는 조명과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동굴 입구 부근의 종유석입니다. 원래 석회암은 회백색이나 노란색에 가까운데, 입구 부근의 석회암에는 생물체(박쥐)가 살면서 배설물이 묻어 검은색이 되었다고 합니다.
동굴 안은 석회암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공간에 다시 석회질이 퇴적과 침식을 일으키며 생성되는 다양한 동굴 생성물들로 빼곡했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이 점이 고수동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지형은 림스톤(Rimstone)이라고 하는데, 석회질이 논둑 모양으로 모여 만들어지는 지형입니다.
위의 림스톤과 비슷하지만 물 대신 석회질이 퇴적되어 만들어지는 석회화단구 역시 동굴 여기저기에 발달하여 있습니다.
동굴 안을 흐르는 지하수에 석회질(탄산칼슘)이 과포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물이 바닥에 괴어 있다 모종의 이유로 석회질 퇴적물만 남게 되면 생성되는 지형으로, 마치 잔물결 또는 소의 벌집위(절창) 표면과 같은 모양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세세한 생성 이유는 다르지만, 화학적인 생성 원리가 같은 지형 중 세계적으로 제일 유명한 곳 중 하나로 튀르키예의 파묵칼레(Pamukkale)를 들 수 있습니다. 위는 몇 년 전 갔었던 파묵칼레의 사진으로, 물과 석회질이 퇴적되며 만들어지다 물은 사라지고 석회질만 남아 모양이 만들어지는 원리가 같기 때문에 결과물인 지형 역시 유사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히 종유석이나 석순과 같은 퇴적으로 이루어지는 동굴 생성물들이 더욱 유명하지만, 침식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지형물 역시 동굴 내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굴 천장에 가끔 큰 구멍이 뚫려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 옛날 지하수가 다니던 통로로, 저 위는 석회암 지형에서만 나타나는 싱크홀인 돌리네(Doline)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고수동굴은 밀폐가 잘 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저 구멍을 따라 올라간다고 해서 돌리네가 따로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석순입니다. 직접 볼 땐 잘 몰랐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모양이 음…… 촛대 같네요. 괜히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촛대바위가 널려있는 게 아니라던 고등학교 은사님의 소중한 가르침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천장 여기저기에는 구멍이 있습니다. 저 구멍이 반대로 바닥에 있을 경우를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오싹하네요. 석회동굴의 여기저기가 출입금지 구역으로 괜히 지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대한 석순도 있었습니다.
석순이 너무 오랫동안 자라다 보니 아래쪽은 마치 종유석처럼 모양이 잡혀 가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유석(Flowstone)이 겹겹이 자라나고 있는 모습 역시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천당못이라고 이름 붙인 동굴 내의 작은 연못입니다. 왜 천당못인지는 모르겠지만, 구경하던 곳에서 실수로라도 빠지면 확실히 천당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높이이기는 했습니다. 생태계가 빈약한 동굴의 특성상 물 안에 미생물이나 이끼가 자라지 못해 물이 매우 맑게 보입니다. 물론 저 물은 석회질이 가득 함유된 물일 것이기 때문에 만약 마신다면 외국에 나가서 석회질의 물을 마시고 물갈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앓이를 할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을 것입니다.
한동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동굴에 오니 더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더라고요. 고성능의 카메라는 광량이 적은 곳에서 확실히 더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을 정도로 거대한 유석입니다. 사실 이게 종유석인지 석순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더 앞으로 나아가 보니 깊은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분명 입구와 출구가 같은 곳이니, 지금 내려가는 만큼 이따 올라와야 할 텐데……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동굴 안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유석이 커튼처럼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위아래 폭이 넓은 곳이다 보니 유석이 더욱 잘 보였습니다.
천장에는 정말 뾰족하고 긴 종유석 하나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괜히 떨어질까 봐 무섭더라고요.
종유석의 두께가 달라지는 이유는 해당 부위에 닿는 수량, 물의 탄산칼슘 함유량, 증발량, 동굴 내 풍량 등의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렇게 뭉쳐 자라는 유석은 정말 신기합니다. 대충 원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저렇게 자랄 수 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모습입니다.
동굴 천장 여기저기에는 위로 통하는 큰 구멍이 계속 보였습니다. 앞으로 긴 시간이 지나면 저 구멍을 통해 유입되는 지하수로 인하여 언젠간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마치 바닷속에 오랜 기간 방치되어 녹슨 철골 구조물을 보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는 사실 이 부근의 수량이 점점 줄어 석회질 퇴적물만 남아 겉면이 거칠어졌기 때문인데, 위의 석회화단구와 비슷한 지형을 근처에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회전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장소 근처 벽면부의 모습입니다. 이쯤까지 오면 동굴의 거의 절반가량을 걸어온 것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원래 그런 건지, 사람의 접근이 잦아서인지는 몰라도 통로 근처의 종유석과 석순 상당수가 회색 또는 검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정말 거대한 지형지물입니다. 땅 속에 어떻게 이런 지형이 생겨날 수 있었나 계속 감탄스럽더라고요.
림스톤 연못(Rimstone pond)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냥 평범한 물웅덩이 같지만……
위에서 예로 든 튀르키예의 파묵칼레에서 온천수가 고여 있는 부분과 동일한 지형입니다. 생긴 것만 보아도 양쪽이 서로 상당히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 이곳에 지하수가 흐를 때, 침식작용으로 인해 위아래 부분이 파여 선반 모양으로 뾰족하게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위쪽과 아래쪽의 암석이 약했거나, 그 부분의 수압이 높아서 저러한 모양이 만들어졌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보았던 천장의 구멍 중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이 제일 크고 깊어 보이는 구멍이었습니다.
아주 예쁜 모양은 아니었지만, 동굴산호 역시 동굴 여기저기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흔하게 만들어는 동굴 생성물은 아니기 때문에 자주 볼 수 없고, 크기가 작아 해당 부분을 그냥 지나치면 놓치기 쉽습니다.
여기는 꽤 큰 크기의 동굴산호들이 많았고,
근처에 자잘하게 자라는 동굴산호들도 있었습니다.
저렇게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곳은 가면 안 됩니다. 석회동굴의 특성상 갑자기 깊거나 좁은 구멍이 발 밑에 있을 수 있어요.
여기는 갑자기 환하게 조명을 비추어 놓아서 왜 그런가 했는데, 고수동굴에서 유명한 지역이더라고요.
먼저 근처에 커튼 종유석이 있습니다. 커튼 종유석은 말 그대로 종유석이 커튼처럼 가로로 늘어져 생성된 모양을 가리킵니다.
여러 암석이 있어서인지 내려오는 종유석의 색이 제각기 다른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벽면은 아직도 물기가 맺혀 있어 이 동굴의 형태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이 고수동굴에서 유명한, "천년의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지역입니다. 종유석과 석순이 많이 자라 곧이라도 붙어 석주가 될 것 같지만, 실제로 이 둘이 연결되어 하나의 석주가 될 때까지 최소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렇게 단독 개체로 자라난 결합 직전의 거대한 종유석과 석순을 찾기가 정말 힘들 것 같기는 합니다.
종유석과 석순 대부분은 이렇게 서로 붙어 나거나 벽면에 붙어 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근의 동굴 생성물들은 근처 바위의 특성 때문인지 대부분 짙은 노란색 계열의 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내려가는 길이 나오더라고요.
가는 길에는 작은 촛대바위 모양의 석순이나,
커튼 형태로 자라나는 조그맣게 종유석과 같은 작은 동굴 생성물들이 많았습니다.
가는 길에 본 서로 만나는 데 성공한 종유석과 석순입니다. 맞닿은 부위가 점점 두꺼워지고 있습니다. 살짝 닿은 것 같이 보이지만, 둘이 만난 시점으로부터 모르기는 몰라도 최소 천 년은 훌쩍 지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유석들도 있었습니다.
매우 세밀하게 잘 발달한 동굴 산호도 찾아볼 수 있었고요.
이 부근은 물이 특히나 더 천천히 떨어졌었는지 둥글둥글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종유석이 많았습니다.
이쯤까지 왔다면 이제 동굴 출구와 상당히 가까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인 기준으로 동굴에 들어오고 나서 빨리 걸어 다녔으면 30분, 천천히 구경하며 왔다면 4~50분쯤 될 시점입니다.
확실히 안쪽보다 바깥쪽 암석이 조금 더 하얗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림스톤과 림스톤 연못, 석회화단구를 한 장소에서 모두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크기가 작기는 했지만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 까만 퇴적물은 박쥐의 배설물이라고 합니다. 출구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 자라나기 시작한 종유석인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아닌 것 같네요.
출구 부근에서 유독 사람이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좁은 틈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전부 다 물길이었던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딱 보아도 저 벽면은 지하수가 지나갔다는 흔적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제는 식상해 보이는 지형이지만, 석회암 지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지형입니다.
그리고 동굴 벽면에 박쥐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모형이라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들락날락하는 동굴에 박쥐들이 계속 살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여기는 구석기시대에 사람들이 거주하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동굴이 바깥의 거주지보다 살아남기에는 좋겠더라고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습도도 일정하니까요.
드디어 출구가 보입니다.
한 시간 정도 되는 여정이었지만, 정말 볼 게 많은 동굴이었습니다.
다만 동굴 내의 다양한 지형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구비되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면 흥미롭고 신기한 것이 많은데, 대부분 그렇게까지 공부하고 가기가 쉽지는 않으니까요.
나가는 길은 알록달록했습니다.
고수동굴 측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포토존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모양이 예쁘기는 한데, 계단과 철제 손잡이가 화려한 상단부와 부조화스러운 느낌이라 아쉽기도 했습니다.
고수동굴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 고수동굴길 8
http://www.gosuca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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