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가볼 만한 곳│학성공원(울산왜성)│북측(이지환 및 삼지환)
▌ 학성공원(울산왜성)
앞선 게시물에서 학성공원의 동편, 왜성의 입구 및 노대 부근을 살펴보았습니다. 울산왜성의 역사도 간략하게 기재하여 두었으니 해당 내용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이전 게시물(공원 동측 관련)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산책을 계속하여 학성공원의 북쪽, 예전 삼지환(三之丸, 산노마루(三ノ丸, さんのまる))이 있던 자리를 지나 이지환(二之丸, 니노마루(二ノ丸, にのまる))쪽으로 올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지환이었던 곳의 성벽 유구입니다. 왜성 입구와 본환의 성벽이 어느 정도 보존되어 있는 것과 달리, 이지환 부근의 성벽은 무너져서 일부만 남아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규모가 작다고 해도, 울산왜성의 방어 측면에서 이 구조물은 꼭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입니다. 삼지환이 없을 경우 울산왜성은 성 외부와 맞닿는 면적이 훨씬 줄어들어 적들이 포위하기 훨씬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자체의 방어력도 상당했겠지만, 만약 이곳이 함락되더라도 본환이나 이지환에서 삼지환의 감제가 용이하기 때문에 방어와 탈환도 용이하였을 것입니다. 게다가 삼지환의 구조물들 때문에 본환과 이지환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도 제한되었을 테고요. 보면 볼수록 왜성은 고저차가 있는 미로와 비슷한 구조라는 느낌이 듭니다.
박상진 의사께서는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로,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투신하셨던 분입니다. 왜성 터에 대한광복회 총사령관의 기념비를 설치한 건 참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하다고 느껴지는 지역을 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새로운 시설물을 세우는 건 인류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삼지환 터 아래쪽의 모습입니다. 완만한 경사가 이어져 있습니다. 원래는 이 삼지환 터도 조금 더 높이 솟아 있었고, 아래쪽도 성벽이 둘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각진 돌이 사선으로 놓여 있는 모습에서 저곳이 왜성의 모서리 부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측 하단 밝은 색의 돌은 조경석으로, 이곳이 공원으로 정비되는 중 새로 놓인 돌로 유적과는 무관합니다.
본환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지도를 보면 왜성일 때에도 이곳에 본환으로 가는 출입로 중 하나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나, 남아 있는 유구가 거의 없어 어떠한 모습이었을지가 쉽게 추측되지 않습니다.
이지환은 본환의 북쪽에 위치했었으며, 높이는 본환보다 약 35m 낮았다고 합니다. 출입문은 성 내의 입구였던 만큼 본환 입구 또는 삼지환 입구와 같이 복잡한 마스가타코구치 형식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이지환 부근은 울산광역시에서 실시하는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로 인해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발굴조사가 아니더라도 성벽의 사면 경사가 급하고 붕괴의 위험이 있다고 하니 출입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방수포로 덮여 있는 부분은 이지환의 성벽 부위라기보다, 이지환과 맞닿아 있는 본환 부근의 성벽으로 보입니다.
정비하자니 애매하고, 붕괴하게 두기도 애매한 왜성의 현 상황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저 부위는 이지환 위쪽 본환의 성벽 중 하나로, 모서리 또는 치(雉)의 형태로 쌓은 부근이 아닐까 싶습니다. 울산왜성은 기존 일본 내의 왜성과 다르게 일부 조선의 성곽과 유사한 형태들이 일부 도입되었다고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치입니다. 다만 치라는 구조물 자체가 튀어나온 성벽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붕괴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정비가 필요한 시설인데, 울산왜성은 임진왜란 이후 사용되던 일이 거의 없었기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치 역시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고요.
이전 게시물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공원 자체는 그리 큰 규모가 아니지만 여기저기 살펴볼만한 부분이 많아 관련 게시물을 분리하여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더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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