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연구책임자를 변경하는 방법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연구책임자입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이하 혁신법) 제7조(연구자의 책임과 역할)에서는 연구책임자를 "연구개발과제를 총괄하는 연구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혁신법 제12조(연구개발과제의 수행 및 관리)에서는 연구책임자에게 연구를 총괄하며 연차보고서, 단계보고서, 최종보고서 및 성과활용보고서를 포함한 연구개발과제 관련 보고 및 자료 작성을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구책임자가 연구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자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혁신법 제9조(예고 및 공모 등)에 따른 동법 시행령 제9조(연구개발과제 및 연구개발기관의 공모 절차)를 보면 연구개발계획서 작성 필수 사항 중 하나로 연구책임자의 주요 연구실적과 연구책임자가 신청 또는 수행 중이거나 수행한 국가연구개발과제 현황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과제 선정 시 연구책임자의 현황과 실적이 주요 판단 기준 중 하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책임이 막중한 만큼 해당 연구개발과제에서 가지는 권한 역시 강력합니다. 연구개발비 중 직접비의 대부분이 연구책임자의 허락(발의)이 있어야만 집행 가능(「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개발비 사용 기준」 제70조(연구개발비 사용절차))합니다. 또한 혁신법 시행령 제29조(평가 결과의 통보)에서는 과제의 평가결과를 연구책임자와 연구책임자가 소속된 연구개발기관에만 의무적으로 통보하게 되어 있으므로 사실상 해당 평가결과의 수용 또는 이의제기 주체 중 하나로 연구책임자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연구목표 설정과 연구비 집행에 권한이 큰 만큼 전문기관의 제재처분(참여제한 또는 제재부과금 부과) 시에도 상당한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는 부담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연구개발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 연구책임자를 변경하는 일은 해당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기관도 쉽게 승인이 어렵겠지만, 과제를 관리하는 전문기관 역시 이를 쉽게 승인해 주기 어려운 사항임이 당연합니다. 혁신법 제11조(연구개발과제 협약 등)는 과제 협약 시의 과정을 규정하는 항목인데, 여기에서도 연구개발과제 수행에 중요한 사항으로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 중 하나로 연구책임자를 꼽고 있습니다. 과제 선정 후 협약 추진 시점에서 연구책임자를 변경한다고 신청하면 전문기관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이 부분이 용인된다고 하면 오히려 행정적으로는 큰 이슈 없이 절차가 처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굳이 가능성이 높다고 한 이유는, 이와 같은 경우가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경우이다 보니 변수가 많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과제 수행 중 연구책임자를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절차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먼저 연구책임자의 소속 연구개발기관의 규정에 따라 책임자 변경 신청이 내부적으로 승인되어야 합니다. 이는 각 대학 또는 기관마다 규정과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설명이 불가능하므로 언급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만약 경미한 사항이라면 혁신법 시행령 제14조(연구개발과제협약의 변경 등)에 따라 과제의 변경 사유와 내용을 사전에 문서로 명확히 알리고 상호 협의를 거치기만 하면 되지만, 아쉽게도 연구책임자의 변경은 경미한 협약 변경이 아닙니다. 혁신법 제15조(특별평가를 통한 연구개발과제의 변경 및 중단)는 특별평가(연구개발과제의 변경 및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에 관한 내용을 정의하고 있는데, 특별평가의 사유 중 하나로 연구책임자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먼저 전문기관이 연구책임자가 연구를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특별평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연구책임자의 변경이라는 결과는 유사하지만, 이 경우는 자의적인 변경 신청 건이 아니므로 간단히 사항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글의 주제와 부합하는 부분은 해당 조문의 제2항입니다. 여기에서는 연구개발기관 또는 연구책임자가 연구개발과제의 연구개발 목표 또는 연구책임자 등의 변경, 연구개발과제의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경우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연구개발 환경이 변경되었거나 연구개발과제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여 연구개발과제를 계속하여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2. 연구개발과제를 계속하여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간단하게 말하면 과제를 계속할 필요가 없거나, 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특별평가를 신청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할 수 없는 경우는 따로 규정 상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해당하는 사항이 상당히 광범위한 문구입니다. 우선 연구책임자가 사망하거나, 건강 상의 이유로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구책임자가 이직을 하는 경우 역시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책임자가 중요함은 앞에서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연구개발기관의 인프라(연구인력 및 장비)가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필요한 경우 역시 많습니다. 이 경우 연구책임자가 다른 기관에서 과제를 계속 수행하고자 해도 인프라가 없어 과제의 지속적인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변경을 신청하여야만 합니다. 또한 연구책임자가 퇴직을 하는 경우 역시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변경 신청을 희망할 경우 혁신법 시행규칙 별지 제9호의 연구개발과제 변경 및 중단 요청서 양식에 맞추어 전문기관에 특별평가를 요청하는 문서를 송부하여야 합니다. 해당 문서에는 변경을 신청하는 연구과제의 정보, 변경 요청 사항 및 필요성, 변경 전후 사항 등을 기재하여야 하며, 전문기관에서 추가로 제출을 요청하는 서류를 함께 구비하면 됩니다. 추가 서류는 현재 연구책임자의 변경 필요성 소명자료와 전문기관이 새로운 연구책임자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분야 및 성과, 수행과제 이력 등의 정보 등이 포함됩니다.

  전문기관이 신청을 접수받으면, 연구기관 및 책임자에게 특별평가 일자를 지정하여 통보하게 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통보가 온 날로부터 특별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날까지 해당 사업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특별평가는 전문기관에서 실시하며 흔히 위원회를 구성하여 진행합니다. 평가에서는 변경 사유의 정당성 및 새로운 연구책임자의 자격 등을 심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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