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가볼 만한 곳│광한루원│월매집, 춘향관
광한루를 뒤로 하고 광한루원 전체를 둘러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광한루에 대한 이야기는 별개의 게시물을 참고하여 주세요.
광한루는 국내의 다른 대형 누각들에 비해 크기는 조금 작지만 그 화려함은 결코 부족함이 없는 누각입니다. 게다가 다른 유명한 대형 누각들이 주변부에 궁궐(경회루) 또는 성(영남루, 촉석루), 절벽과 산(영남루, 부벽루) 등으로 조경 정비가 제한되는 것에 반해, 광한루는 평지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을 공원화하기에는 최적의 위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월매집이라는 이름의 건축물입니다. 춘향전의 주인공 춘향은 퇴기 월매의 딸로 나오므로 결국 춘향의 집을 상상하여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의 규모와 정갈함으로 보면 기와가 올라가 있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월매와 춘향이 양반이 아니었으므로 기와집을 만드는 것이 어색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옆 초롱에 적혀 있는 일편단심 춘향이라는 문구가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오네요. 춘향전을 보면 변학도에게 저항하는 춘향의 모습에서 일편단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몽룡과 사랑을 나누는 부분에서도 붉을 단(丹) 자와 어울리는 화끈한 단심(?)을 볼 수 있고요.
화려하지는 않아도 옛 시골의 정취를 잘 살린 콘텐츠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 전통가옥에 대한 기억이 점점 가물가물해지는 지금의 시점에서 보기에도 괜찮았고요. 물론 실제 초가집에 비해 지나치게 깨끗하고 반듯하다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굳이 옛 모습만 살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당장 옆 나라만 보아도 실제 역사에서는 없던 사실까지 만들어 가며 문화 콘텐츠를 세련된 모습으로 재창조하고 있는데, 춘향전이라는 실제 소설에 기반하여 이 정도로 정비한 점은 높게 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가지붕으로 만든 쉼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저러한 모습은 벽을 다시 만들기 위해 보와 기둥만 남겨 둔, 요즘 말로 리모델링 공사 중인 가옥이 아닌 이상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초가지붕을 저렇게 쉼터 위 지붕으로 활용하니 저렇게 멋진 모습이 나타날 수 있었습니다.
월매집을 지나 조금 더 매표소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특이한 건축물이 하나 나타납니다. 기와지붕과 상록하단의 단청을 가지고 있으나 사각기둥과 뒷면 금속 재질의 벽면이 이질감을 주는 건물입니다. 입구 현판에는 춘향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광한루원은 매우 깔끔했으며, 춘향전을 모티브로 공원을 잘 꾸며 두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광한루 주변의 풍경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고요. 다만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막상 제일 중요한 건물인 광한루에는 올라갈 수 없었다는 점과,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받기에는 아무래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원시에 온 김에 광한루원을 들러 보기는 좋지만, 광한루원을 오기 위해 남원시에 올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춘향전의 소프트파워가 상당히 강한 편이니 콘텐츠 발굴 측면에서는 다른 지자체보다는 유리한 편이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성공적으로 만든 콘텐츠 중 대표적인 사례로 남원춘향제, 특히 춘향선발대회를 꼽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미인대회라는 콘텐츠가 요즘 시대에는 약간 식상해졌으니 다른 콘텐츠를 추가로 발굴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광한루원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요천로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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