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 작성 방법 - 2. 기획서의 기본 구성


기획서 작성 방법



  이전 글에서 기획서를 작성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을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기획서를 작성할 때 기본적인 구성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파악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언급드릴 내용은 조직 또는 사람마다 요구하는 서식 및 형태가 천차만별이므로 알맞은 서식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찾아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아무리 작성이 잘 된 문서라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친숙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읽기를 어려워한다면 실질적으로 작성이 잘못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설득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①왜 그 일을 해야 하며(추진 사유) ②어떻게 그 일을 실현할 수 있고(방법 제시) ③그 일을 하면 무슨 장점이 있나(기대효과)가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이러한 필요성으로 이 일을 해야 하고, 이 일을 하면 이러한 점이 좋아지는구나!'를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항목은 두괄식으로 구성하여 주장 또는 핵심 내용이 우선적으로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글의 가독성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항목별 자세한 내용은 바로 이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왜 그 일을 해야 하는가(추진 사유)

  이 기획서가 왜 쓰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정부 및 조직의 정책, 문제점 및 현황, 내·외부의 환경 분석 등이 위치하게 됩니다. 우선 정책 부분은 상대적으로 긴 말이 필요 없이 정책에 대한 언급만 해 주면 됩니다. 단 기획서의 승인자도 해당 정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실행 필요성에 공감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 OOOO법 시행령 제O조(OOO)에 따른 정기 점검 실시

- "조직 혁신을 위한 XXXX팀 설치" (회장님 신년사, 2021.01.02)

- 「2021년 △△실 업무보고」 (△△실-12, 2021.01.05)


  위와 같이 그 일을 기획하여 추진해야 하는 확실한 사유가 없거나, 단순한 정책적 근거(목표하는 결과)만 있고 어떠한 방향이 제시되지 않은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우선 현황 및 그동안의 경과, 실적 등을 분석하여 간략하게 제시하여 주어야 합니다. 밑은 간단한 문장이므로 별도의 추가 예시가 없지만, 흔히 표나 추가 수치의 주석 표기 등으로 신뢰성을 확보하여야만 합니다. 분석자료가 너무 방대할 경우 내용을 한두 줄로 압축하고,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기획서 후단에 별도로 첨부하여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 대응 목적으로 전년 대비 마케팅비 13억원(33%) 추가 지출, 순매출 83억원(13%) 증가 및 기업 인지도 개선(4%p 증가)

- 인도네시아(2019) 및 아르헨티나(2020) 진출에 따른 현지 사무소 설립, 상주인원 총 6명(4명 파견, 2명 현지 채용)으로 사무소의 안정적 운영여건 확보

- 전 국민 대상 1차 긴급재난지원금 14.3조원 신속 지급,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소비심리 반등 및 국민생활 안정 기여


  그리고 정책 또는 현황 분석 등의 자료만으로는 향후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가 아직도 불명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추진 사유 부분은 단순히 현실을 나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뒤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방법이 지금의 현실을 고려하였을 때 반드시 실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설득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경우 현황에 대한 평가 또는 내·외부 분석을 추가로 포함하여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보완할 점) 저금리 지속, 비대면 확산 등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처 필요

- IPO와 연계된 주식상금 000원 지출 등 주식기준 보상비 000원이 포함, 당기 순손실은 000원으로 전기 대비 000원 증가


  물론 위의 복잡한 정책이나 현황 같은 이야기를 할 것 없이 바로 STP, SWOT 등의 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이 부분을 작성하여도 무방합니다. 다만 그러한 도구 역시 구성하고 배열하는 방법이 다를 뿐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위에서부터 계속 이야기하였지만, 상황에 맞는 문장 구성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② 어떻게 그 일을 실현할 수 있는가(방법 제시)

  위에서 그 일을 추진해야 하는 사유를 충분히 다루었다면, 이제 어떻게 그 일을 실현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우선 앞쪽에 큰 틀의 추진 전략을 제시하고, 뒤쪽에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추진 전략은 상대적으로 핵심어 위주로 구성되거나 상징적인 단어를 이용합니다. 고전적이지만 각 전략의 앞 단어를 따서 참신해 보이는 단어를 만들어 인지를 향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ABCD전략, START Plan 등). 상대적으로 거시적인 수준을 다루어 세부적인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없거나, 사업의 규모가 작거나, 행동 방향이 명확하거나, 거시적인 계획의 세부 추진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서의 경우 바로 추진계획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글의 짜임새가 약간 흐트러질 수도 있지만, 기획서를 검토하고 승인하는 사람이 보아야 하는 분량이 줄어든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방법을 제시할 때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는 점이 실현 가능성입니다. 기획서에서 제시하는 실현 방법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그 일을 해야 하는 사람 또는 조직의 인력, 시간, 비용 등의 자원이 부족할 경우 탁상공론에 불과하게 됩니다. 물론 그 탁상공론이 정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대전제인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는 게임 초반에 최고 성능의 유닛을 상대방의 기본 유닛보다 많이 생산하면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세계는 항상 자원을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가능한 수준까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획서의 내용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 및 일정을 제시하여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터넷에 유명한 유머로 디자이너의 참신한 물건을 본 개발자가 그건 어떻게 만드느냐는 질문을 하자, 디자이너가 '그건 니가 생각해야지'로 답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는 기획만 멋지게 하면 되고, 실행은 딴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만드는 기획은 실패할 확률이 높으며, 설사 성공하더라도 다른 관련인들에게 엄청난 업무 부담을 주게 될 수 있습니다.


③ 그 일을 하면 무슨 장점이 있는가(기대효과)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두 제시하였습니다. 이제는 그 일을 하면 무엇을 기대해 볼 수 있는지를 쓸 차례입니다. 방금의 문장에서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기대해 볼 수 있는가'는 '왜 해야 하는지'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에 상당 부분 이미 포함이 되어 있는 내용이고, 포함이 되어 있어야 정상인 내용이기도 합니다. '조직 혁신을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들고, 그 팀의 업무는 XXX입니다.'라고 앞에서 이야기를 풀어 왔다면 자연스럽게 '아 이 팀은 조직 혁신을 위해 만들어진 팀이겠구나'를 연상할 수 있습니다. '외부 환경 변화로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3대 추진 전략을 세워 주요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하면 '아하 이제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이 올라가겠구나'라는 추론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고요.

  간단하게 줄이자면, 기대효과 부분에 앞에서 이미 한 이야기를 중언부언 다시 반복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 회사는 5년 내 기대성장률이 800% 이상을 바라보는 진도 유망한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 투자하는 방법은 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 뒤에 결론으로 '이 회사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뒤에 나올 결론은 '지금 주식을 구매할 경우 5년 내의 기대수익률은 500% 수준입니다'와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대효과는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표현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댓값 등의 근거 있는 수치를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혁신 사례 또는 예상되는 개선사항을 제시하여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매력적인 결론이어야 합니다. '이 상품에 10억원을 투자하면 1년 뒤 백원을 벌 수 있어요'와 같은 수준의 기대효과를 제시한다면 그 기획서가 채택될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허위 사실을 꾸며내라는 말은 아니며, 그 기획이 실현되었을 때 기대되는 많은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그 매력을 찾아내어 제시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상품에 10억원을 투자하면 1년 동안 해당액을 담보로 최대 2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와 같이 여러 측면에서 이 기획서를 채택하였을 때의 장점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기획서는 아무래도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보니 단순한 문장 변환이나 보고서 작성에 비해 분량이 꽤 늘어나게 되네요. 처음에는 단순히 기획서를 개조식으로 작성하는 방법을 쓰려고 했던 글이 너무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간단한 사안을 가지고 기획서를 개조식으로 작성하는 예시를 작성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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